[비즈니스포스트] 내년 증시 최대 대어 LGCNS가 본격적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하며 상장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공모 자금의 상당 부분이 2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맥쿼리자산운용(PE) 등 기존 주주들에 흘러가, IPO에 따른 LGCNS의 실익은 적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치 6조' LGCNS 내년 상반기 상장, 2대주주 '맥쿼리만 배불리나' 우려 나와

▲ LGCNS는 지난 5일 금융위원회에 코스피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 LGCNS >


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LGCNS는 지난 5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 주식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회사는 내년 1월 9~15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1월 21~22일 일반청약을 거쳐 내년 2월 코스피 시장 입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5만3700~6만1900원이다. 이에 따른 공모가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5조2027억 원~6조 원 수준이다. 당초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7조 원까지 봤던 점을 감안하면 다소 낮아졌다. 최근 증시 상황이 악화한 영향인 것으로 해석된다.

LGCNS 2대주주인 맥쿼리자산운용은 이번 IPO로 투자 5년 만에 큰 수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맥쿼리는 이번 IPO에서 보유 지분 35% 가운데 31.5%를 매각한다. 잔여 지분은 상장으로부터 6개월 뒤 보호예수 기간이 종료되면 추가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맥쿼리는 LG그룹이 2019년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 매각한 LGCNS 지분 35%를 약 1조2천억 원에 인수하며 2대 주주에 올랐다. 당시 맥쿼리는 LGCNS 기업가치를 약 2조9천억 원으로 평가했다. 

5년이 지난 지금 LGCNS 기업가치가 배 넘게 뛰면서 맥쿼리는 이번 공모 과정에서 약 1조 원 이상의 투자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희망 공모가인 6만1900원 기준으로 맥쿼리는 8900억 원 상당의 투자 수익을 낼 예정이다. 여기에 앞서 배당수익과 리파이낸싱 등으로 약 2천억 원 가량 투자금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사의 IPO도 맥쿼리의 투자회수 목적이 강한 것으로 해석된다. 맥쿼리가 2019년 LGCNS 지분을 거액을 들여 인수할 때 여러 엑시트 조건을 보장받았기 때문이다. 

구체적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투자 조건으로 LGCNS의 5년 내 상장, 상장 시 보장수익률을 제시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당시 투자목적법인 크리스탈코리아는 LGCNS 매도청구권(콜옵션)을 보유하고 있으며, 계약 상 중대한 의무를 위반했을 때 LG에 LGCNS 주식 매수를 청구할 수 있는 위약매수청구권(풋옵션)도 가지고 있다고 LG 측은 공시를 통해 밝혔다. 
 
'가치 6조' LGCNS 내년 상반기 상장, 2대주주 '맥쿼리만 배불리나' 우려 나와

▲ LGCNS의 부산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모습. < LGCNS >


문제는 이번 IPO 공모자금 상당 부분이 2대주주 엑시트에 사용되면서, 정작 LGCNS에 유입되는 자금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LGCNS는 이번 상장을 통해 모두 1937만7190주를 공모한다. 이 가운데 구주매출이 50%로 구성되면서 공모자금 1조406억 원 가운데 회사로 흘러들어오는 순수입 금액은 5150억 원에 불과하다. 

최근 공모주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구주매출 비중이 높은 공모 구조는 투자자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구주매출은 기존 주주의 지분 매각 대금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회사로 유입되는 자금이 적어 성장성 사업 투자에 대한 기대감을 낮출 수 있다.

LGCNS는 이런 투자심리를 고려해 예상보다 낮은 기업가치를 제시하며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공모가격 산정에는 주가수익비율(PER) 방식을 적용했다. 삼성SDS(15.6배), 현대오토에버(24.7배), 일본 NTT데이터그룹(27.4배)를 비교 기업으로 선정했다. 

상장심사 단계에서 언급한 액센츄어(PER 31.6배)는 최종 증권신고서에서 제외됐다. 이에 따라 LGCNS는 상대적으로 낮은 PER 22.6배가 산출됐다.

또 적정 주가를 산출할 때 적용하는 할인율도 30.7~39.9%로 높은 수준으로 설정해 시장 친화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는 동종 기업들의 상장 사례와 비교할 때 보수적으로 산정한 수치다. 이를테면 현대오토에버는 2019년 상장 당시 PER 24.04배와 할인율 26.4~33.1%를 적용했다. 삼성SDS는 2014년 상장 시 PER 38.05배를 적용하고, 기업가치(EV)/이익(EBITDA) 방식을 사용해 가치를 산정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