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가 추진하고 있는 ‘바닷길 내비게이션사업'이 닻을 올렸다.
KT가 SK텔레콤과 경쟁 끝에 시험망 구축사업을 따냈는데 이를 교두보로 삼아 앞으로 1천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KT의 '해수부의 이내비게이션'사업이 마침내 본궤도에 올랐다.
|
|
|
▲ 황창규 KT 회장. |
해수부는 2020년까지 주요 항만과 해역별로 ‘한국형 이내비게이션’을 위한 통신망을 단계적으로 확충하겠다고 21일 밝혔다.
이내비게이션은 정보통신기술(ICT)을 선박운항에 적용해 안전운항을 도모하는 차세대 해양안전종합관리체계다. 교통상황과 항만정보, 기상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한국형 이내비게이션의 핵심은 통신 인프라다. ‘초고속 해상통신망(LTE-M)’은 LTE를 해양환경에 맞춰 연안 100km 이상 도달할 수 있도록 한다.
KT와 SK텔레콤은 LTE-M의 시험망 구축사업을 놓고 경쟁이 치열했는데 KT가 3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시험망 구축은 강릉항과 부산항, 목포항에서 24억 원을 들여 소규모로 추진된다. 소규모인데도 KT와 SK텔레콤이 첨예하게 신경전을 벌인 이유는 앞으로 이어질 본사업과 해외시장을 감안하면 앞으로 성장동력으로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험망 사업자는 내년부터 시작될 본사업도 따낼 가능성이 크다. 이내비게이션 망 설계(셀 플래닝)를 맡는 만큼 망 설치 관련 내용을 미리 알고 본사업 제안요청서(RFP)를 준비할 수 있어 유리하다.
본사업은 해수부가 4년 동안 1300억 원을 들여 추진하는데 이 가운데 통신망 구축사업은 560억 원 규모다. 더욱이 본사업을 수주하면 앞으로 세계 이내비게이션 시장에 진출을 노릴 수 있다.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는 2019년부터 이내비게이션을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윤학배 해수부 차관은 “이내비게이션 사업이 전세계적으로 상용화될 경우 500조 원에서 많게는 1천조 원 정도의 신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국제표준화 제안작업이 시작됐는데 통신기술로 LTE를 쓰는 것은 우리나라가 처음인 만큼 경쟁력도 충분하다고 평가된다. 임채호 국립해양조사원 해도수로과장은 “세계 이내비게이션 시장을 이끌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련산업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련장비 선도업체인 삼영이엔씨도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삼영이엔씨는 국내 최대의 선박항해장비 기업으로 LTE 기반의 이내비게이션 단말기를 개발하고 있다.
국립해양조사원이 삼영이엔씨와 개발한 3D 선박 내비게이션 장비는 11일 부산항에서 선상 테스트에 성공했다.
박가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영이엔씨가 개발하고 있는 단말기가 앞으로 의무탑재화 될 경우 시장선점의 효과를 누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