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이코노미석의 맨 앞좌석에 추가요금을 부과하기로 하는 등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마른 수건'을 짜내고 있다.
그러나 대형항공사에서 노약자와 장애인, 임산부 등에게 제공되던 맨 앞좌석에 추가요금을 매기는 데 대해 소비자 불만이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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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 |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22일 “전세계 어느 항공사도 이코노미석의 맨 앞줄에 노약자를 우선 배정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며 “이 정책은 이미 싱가포르항공 등 외항사가 이미 시행한 정책이며 맨 앞좌석에 앉고 싶은 탑승객에게 선택권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국내 대형항공사 가운데 최초로 이코노미석의 맨 앞좌석에 추가요금을 부과한다고 21일 밝혔다.
추가요금은 12월1일부터 적용되며 △일본과 중국 등 단거리노선 2만 원 △베트남 등 중거리 동남아시아 노선 4만 원 △서남아시아 6만 원 △중동 8만 원 △미주와 유럽 노선 10만 원으로 책정됐다. 아시아나항공은 내년 3월까지 추가요금을 50% 할인해서 제공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모든 앞좌석에 추가요금이 부과되는 것은 아니며 유아용침대 무료서비스는 계속 이어갈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이 이코노미석 앞좌석에 추가요금을 받기로 한 것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수익성을 조금이라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비상경영을 통해 올해 3분기에 부채비율이 572.2%까지 개선되고 순이익으로 전환됐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항공기A380 5호기를 구매한 데 이어 12월 A380 6호기와 내년에 A350-900 기종 4대를 구매하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어 자금조달이 시급하다.
그러나 9월 시행한 유상증자에서는 당초 모집금액의 3분의 1수준인 507억 원만 걷혔다. 신용등급까지 BBB로 강등된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이 항공기 구매자금을 마련하려면 금리 높은 사모채를 발행해야 한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최근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점도 아시아나항공에게 부담이다. 21일 기준으로 달러환율은 3분기 평균환율(1161.53원)보다 1.6% 높아졌다. 달러환율이 10원 상승하면 아시아나항공은 160억 원의 외환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천 사장은 비상경영을 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부터 일부 단거리노선과 중거리노선의 이코노미석 객실승무원 수를 7명에서 5명으로 줄였다. 또 기내식을 간소화하는 동시에 탑승객에게 제공되던 기내식 메뉴판도 일부노선에서 없앴다.
김 사장은 신년사에서 “기재와 노선, 조직과 임직원 복지 등 모든 부분에 걸쳐 성역없는 고강도 구조개선을 단행할 것”이라며 “고객이 수용 가능한 새로운 유료서비스와 수수료를 개발하고 확대할 것”이라고 밝히며 올해초부터 운영효율성을 높이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이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내놓은 방안들이 서비스의 질을 떨어트릴 경우 오히려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항공은 앞좌석에 추가요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도입하는 데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선착순으로 앞좌석을 배치하긴 하지만 이코노미석의 맨 앞좌석은 유아 탑승객을 위한 특수좌석을 설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휠체어를 타는 이용객이 탑승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자리”라며 “앞좌석에 추가요금을 받을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