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윤석열 계엄 논평, "한국인에 1980년대 군부독재 기억 재소환"

▲ 비상계엄이 해제된 4일 오전7시10분에도 경찰병력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도로를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워싱턴포스트가 윤석열 대통령이 내린 계엄령이 한국인에 1980년대 군부 통치 기억을 떠올리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이번 계엄으로 한국 사회 전반에 상당한 충격이 찾아올 것이라고 관측했다. 

4일 워싱턴포스트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이 가지는 의미를 “한국이 1980년대 후반 민주주의로 전환되기 전 군부통치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재소환했다”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3일 오후 긴급 대통령실 발표를 통해 22건의 정부 관료 탄핵소추를 비롯한 이유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후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계엄사령관 자격으로 비상계엄 포고령을 발표했으며 경찰이 국회의원의 국회 진입을 통제했다. 그러나 국회가 4일 오전 1시경 본회의를 열고 비상계엄령 해제안을 가결시켜 계엄령이 해제됐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이 한국인에게 40여 년 전 군부 독재와 이에 맞선 민주주의 운동을 상기시켰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한국은 세계 제2차 대전 이후 16번의 계엄령을 겪었으며 가장 최근에 내려졌던 계엄은 1980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암살된 직후에 시행됐다”라고 짚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스캔들이나 2022년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사고로 지지율이 떨어졌다는 점을 무리하게 계엄을 선포했던 배경으로 제시했다. 

영화나 문학과 같은 한국 문화 콘텐츠에 1980년대 계엄령 기간이 자주 묘사됐었다는 점도 거론됐다. 

워싱턴포스트는 “비록 이번 계엄은 6시간 정도만 지속돼다 끝났지만 민주주의 국가로 위상이 높은 한국에 광범위한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