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게임용PC시장 확대로 PC용 D램이 고용량화하면서 D램사업에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1일 “PC용 D램 가격이 10월부터 가격상승을 보이더니 11월 셋째주에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게임용PC의 수요확대가 D램 가격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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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 사업부 사장(왼쪽)와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
전체 PC수요는 줄고 있지만 게임용PC 수요는 견조한 흐름을 보이며 PC용 D램의 가격상승을 이끌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게임용PC시장 규모는 2020년 출하량기준으로 870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2015년 600만 대에서 연평균 7.7% 성장하는 것이다.
소비자지출금액 기준으로 매년 6.6%씩 성장해 2020년 90억 달러(약 10조7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같은 기간 PC전체시장이 매년 9.6%씩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 것과 대조적이다.
델과 ASUS 등 주요PC업체들도 ‘에얼리언웨어(AlienWare)’ ‘게이머공화국(ROG, Republic of Gamers)’ 등 게임용PC브랜드를 선보이며 시장확대에 대응하고 있어 게임용PC시장은 더욱 빠르게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게임용PC시장 확대는 고사양 IT부품들의 수요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존페디리서치(JPR)에 따르면 3분기 전세계 그래픽칩(GPU) 출하량은 2분기보다 20.4% 늘었다. 그래픽칩은 몰입도 높은 화면을 구현할 수 있어 게임용PC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높은 PC사양을 필요로 하는 게임이 늘어나면서 PC용 D램 역시 수요가 늘고 있다.
2017년 전체 PC출하량은 올해보다 4.9% 줄지만 PC 한대에 탑재되는 D램 용량은 같은 기간 13.1%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내년 PC용 D램용량은 올해보다 수요가 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12%와 올해 0% 성장률을 보였지만 3년 만에 PC용 D램 수요가 증가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 세계 D램시장에서 매출점유율 50.2%로 1위를 기록했다. 2분기보다 매출이 22.4%, 점유율이 2.8%포인트 오르며 1위를 더 굳건히 했다.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매출점유율 24.8%로 2위를 지켰다. 2분기보다 점유율은 1.7%포인트 낮아졌지만 매출은 8.6% 올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75%가 넘는 점유율로 세계 D램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게임용PC시장 확대에 따른 D램 수요증가와 가격상승은 실적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게임용PC가 기존PC보다 교체시기가 빠르다는 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사업 전망을 밝게 한다.
이승우 연구원은 “현재 일반 PC의 교체주기는 4~5년 수준이지만 게임용 데스크탑PC의 교체주기는 3.25년, 게임용 노트북의 교체주기는 2.75년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앞으로 가상현실(VR)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할 경우 게임용PC 교체주기는 12~18개월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