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이 양손에 증권업과 은행업을 쥐려고 한다.

한국투자증권을 초대형 투자금융(IB)회사로 키우면서 은행시장에도 진출해 증권업과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에 증권과 은행 '양날개' 달까  
▲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투자금융은 이르면 11월 안에 추가출자를 통해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을 4조 원 이상으로 확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 기준으로 자기자본 3조3089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은 출자재원 7천억 원을 마련하기 위해 2천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최근 2250억 원 규모의 기업어음(CP)을 발행했고 자회사들로부터 중간배당을 받을 계획도 세웠다.

김 부회장은 9월 한국투자증권 채용설명회에서 “지주회사의 한정된 자원을 증권사에 증자하는 데 쓰는 일이 옳은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경쟁 증권사들의 대형화를 의식해 추가 출자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합 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증권)는 2017년 안에 자기자본을 8조 원으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과 KB증권(현대증권+KB투자증권) 등도 자기자본을 4조 원대로 확충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금융 관계자도 “금융위원회에서 초대형 투자금융회사 육성방안을 시행하는 데 대비해 한국투자증권의 자본을 추가로 늘리려는 것”이라며 “증권사의 몸집 키우기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초대형 투자금융회사 육성방안에 따르면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인 증권사는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어음을 발행할 수 있고 기업환전 등 외국환업무도 허용된다. 8조 원을 넘어설 경우 종합투자계좌(IMA)를 운용하고 부동산담보신탁사업을 할 수 있다.

김 부회장은 최근 한국투자금융의 은행사업을 확대하고 있는데 한국투자증권의 투자금융사업 강화와 연관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우리은행 지분 4%를 사기로 했다. 한국투자금융은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대주주이기도 하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우리은행의 브랜드와 영업점의 상품판매능력, 카카오뱅크의 국민적인 네트워크를 활용해 증권-은행-인터넷전문은행을 넘나드는 시너지를 내겠다”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기업금융 영업망이 탄탄해 한국투자증권의 투자금융고객이 늘어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카카오뱅크도 김 회장이 추진해 왔던 증권-은행-자산운용사-저축은행 등 ‘금융 라인업’을 완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