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TSMC가 미국 트럼프 정부에서 첨단 반도체 수입 관세율을 높이거나 미국 내 공장 투자를 압박하더라도 수익성을 충분히 방어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TSMC 미국 애리조나 반도체 파운드리 제1공장.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 뒤 대만에서 제조되는 TSMC 첨단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실적에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TSMC가 파운드리 시장에서 절대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어 미국 공장 가동이나 세금 인상에 따른 비용을 고객사에 충분히 전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만 경제일보는 19일 증권사 모간스탠리 보고서를 인용해 “TSMC의 미국 반도체 투자 확대나 관세 인상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보도했다.
모간스탠리는 TSMC 주가가 최근 트럼프 정부 출범 뒤 불확실성을 반영해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장기 관점에서 기업가치에 타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바라봤다.
바이든 정부가 임기 만료 전 TSMC 미국 애리조나 반도체 공장에 최대 66억 달러(약 9조2천억 원)의 보조금 지급을 확정지었다는 점이 긍정적 요소로 제시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각) TSMC가 내년 초부터 미국첨단 파운드리 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최종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TSMC는 현재 애리조나 부지에 3곳 이상의 반도체 생산공장 설립을 계획하고 있는데 정해진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정부 보조금을 받게 된다.
모간스탠리는 트럼프 정부가 집권하기 전에 미국 정부 지원이 확정되었다는 점을 TSMC 주가에 긍정적 요소로 제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바이든 정부의 반도체 보조금 계획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온 만큼 차기 정부에서 이를 철회하거나 축소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트럼프 정부는 TSMC를 비롯한 해외 반도체 기업에 정부 지원으로 미국 내 투자를 유도하는 대신 수입 관세를 인상해 현지 생산을 압박하겠다는 계획도 두고 있다.
모간스탠리는 TSMC의 미국 시설 투자 확대나 반도체 관세가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이를 충분히 만회해 나갈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았다.
TSMC가 추가 비용을 고객사들에 전가할 수 있는 위치를 갖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뒤에도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TSMC는 첨단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인텔 등 경쟁사를 크게 앞서나가며 주요 고객사 수주 물량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따라서 TSMC가 수입 관세 부과나 미국 공장 운영비 부담을 반도체 파운드리 가격에 반영하더라도 대부분의 고객사는 이를 받아들여야 할 수밖에 없다.
모간스탠리는 TSMC가 미국에 모두 6곳의 반도체 공장을 설립할 수 있는 부지를 확보하고 있어 앞으로 현지 투자를 더 확대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바라봤다.
그러나 최신 파운드리 미세공정기술을 대만 내 공장에만 유지하는 전략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간스탠리는 이번 보고서에서 TSMC 목표주가 1330대만달러, 투자의견 ‘비중 확대’를 유지했다.
18일 대만 증시에서 TSMC 주가는 1025대만달러로 거래를 마쳤는데 약 30%의 상승 여력이 있다고 바라본 셈이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