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이사가 뇌전증치료제 세노바메이트의 성장에 힘입어 올해 흑자 전환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취임 2년차에 마주하는 값진 성과다.
SK바이오팜은 중추신경계 한 우물을 판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데 이 대표는 이에 국한하지 않고 항암제 등으로 새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 대표가 항암제로 '제2의 세노바메이트'를 발굴할 때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세노바메이트가 출시 국가 및 적응증 확대 등으로 매출을 늘릴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걱정거리도 크지 않아 보인다.
11일 SK바이오팜 실적자료를 종합하면 올해 흑자 전환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된다.
SK바이오팜은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 3845억 원, 영업이익 556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68.6% 증가하고 흑자로 돌아섰다. 4분기에도 흑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돼 연간 기준으로도 흑자 전환이 유력하다.
SK바이오팜은 2022년과 2023년에는 각각 1310억 원, 375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SK바이오팜이 3년 만에 흑자를 바라보게 된 주요 원인은 뇌전증치료제 세노바메이트의 매출 성장 덕분이다.
세노바메이트 미국 매출은 1분기 909억 원, 2분기 1052억 원, 3분기 1133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SK바이오팜 영업이익 개선을 견인한 것도 세노바메이트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치료제를 처방하는 신경과 전문의 수가 만성질환치료제를 처방하는 일반의 수보다 현저히 적다는 점에 착안해 미국에서 파트너사 없이 자회사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직접 판매망을 구축했다. 그 결과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내 매출총이익률 90%를 확보할 수 있었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가 2분기 미국 매출 1천억 원을 돌파하면서 고정비 성격의 판매관리비를 넘어선 것을 고무적으로 평가했다. 세노바메이트는 3분기 실제로 미국 매출을 더 확대하며 이익 극대화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 매출을 바탕으로 다음 먹거리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이동훈 대표는 동아에스티 글로벌사업 총괄 부사장과 SK바이오 투자센터장을 지내며 글로벌 신약 사업개발과 바이오 투자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인물이다. SK바이오팜의 다음 성장동력 발굴에 그의 경험을 더해 성과를 내는 것은 전적으로 이 대표의 몫이다.
이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이미 구축해 놓은 미국 직판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제2의 상업화 제품' 도입을 내년 중으로 구체화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팜이 바로 판매가 가능한 CNS치료제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해당 품목은 엑스코프리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제2의 세노바메이트’가 될 수 있는 신약 개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2022년 SK바이오팜 대표로 부임할 당시부터 차세대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SK바이오팜 매출은 세노바메이트가 90% 이상 차지하고 있어 안정적인 실적을 내기 위해서도 품목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7월 홍콩 바이오기업 풀라이프 테크놀로지스로부터 도입한 방사성의약품 후보물질 'FL-091(SKL35501)'가 유력 후보로 꼽힌다. SKL35501은 방사성 동위원소 Ac-225(악티늄-225)를 활용한 물질로 고형암에서 과발현되는 수용체 단백질(NTSR1)을 표적한다.
SK바이오팜은 8월 콘퍼런스콜에서 해당 물질이 여러 전임상 모델에서 항암 효능을 입증했으며 블록버스터 치료제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언급했다.
SK바이오팜은 SKL35501 2025년 임상1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에 앞서 방사성의약품 생산에 필요한 원료도 미리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8월 미국 테라파워 자회사 테라파워아이소토프스에서 방사성 동위원소인 Ac-225(악티늄-225)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악티늄-225는 현재 상업화된 품목이 있는 Lu-177(루테튬-177)보다 효과가 좋다는 임상결과가 있어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다. 테라파워아이소토프스도 10월 악티늄-225 상업 생산 시작을 공식 발표했다. 이는 악티늄-225가 차세대 치료제로서 수요가 높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대표가 유일하게 걱정해야 할 지점은 신약 개발부터 판매까지는 일반적으로 10~15년이 걸린다는 점이다. 안정적 매출이 뒷받침하지 않으면 신약 개발의 동력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에 이 기간에 수익원을 얼마나 탄탄하게 다지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다행히 세노바메이트가 신약 성과 이전의 매출을 책임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세노바메이트 매출은 미국과 유럽 성인 부분발작 환자 대상으로만 올린 성과다. 추가 매출 확장 여력이 충분한 셈인데 실제로 SK바이오팜은 전신발작과 소아 및 청소년 환자로 처방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판매 지역도 지속적으로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 10월에는 브라질에 신약 품목허가를 신청했으며 연말에는 한국·중국·일본 아시아 임상3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2025년에는 PGTC(일차성 전신 강직 간대 발작) 임상3상 결과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세노바메이트는 경쟁약물에 비해 특허 기간도 길다. 경쟁약물로 꼽히는 UCB제약의 '빔팻'은 2022년 특허가 만료됐으며 '브리비엑트'는 2026년 특허가 만료된다.
반면 세노바메이트는 2023년 10월 미국에서 물질특허 5년 연장에 성공하면서 특허 만료 기한이 기존 2027년에서 2032년까지로 늘어났다. 판매를 극대화할 시간을 추가로 번 셈이다. 김민정 기자
SK바이오팜은 중추신경계 한 우물을 판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데 이 대표는 이에 국한하지 않고 항암제 등으로 새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이사가 취임 2년 차에 뇌전증치료제 '세노바메이트' 매출 확대에 힘입어 SK바이오팜 연간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가 항암제로 '제2의 세노바메이트'를 발굴할 때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세노바메이트가 출시 국가 및 적응증 확대 등으로 매출을 늘릴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걱정거리도 크지 않아 보인다.
11일 SK바이오팜 실적자료를 종합하면 올해 흑자 전환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된다.
SK바이오팜은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 3845억 원, 영업이익 556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68.6% 증가하고 흑자로 돌아섰다. 4분기에도 흑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돼 연간 기준으로도 흑자 전환이 유력하다.
SK바이오팜은 2022년과 2023년에는 각각 1310억 원, 375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SK바이오팜이 3년 만에 흑자를 바라보게 된 주요 원인은 뇌전증치료제 세노바메이트의 매출 성장 덕분이다.
세노바메이트 미국 매출은 1분기 909억 원, 2분기 1052억 원, 3분기 1133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SK바이오팜 영업이익 개선을 견인한 것도 세노바메이트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치료제를 처방하는 신경과 전문의 수가 만성질환치료제를 처방하는 일반의 수보다 현저히 적다는 점에 착안해 미국에서 파트너사 없이 자회사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직접 판매망을 구축했다. 그 결과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내 매출총이익률 90%를 확보할 수 있었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가 2분기 미국 매출 1천억 원을 돌파하면서 고정비 성격의 판매관리비를 넘어선 것을 고무적으로 평가했다. 세노바메이트는 3분기 실제로 미국 매출을 더 확대하며 이익 극대화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 매출을 바탕으로 다음 먹거리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이동훈 대표는 동아에스티 글로벌사업 총괄 부사장과 SK바이오 투자센터장을 지내며 글로벌 신약 사업개발과 바이오 투자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인물이다. SK바이오팜의 다음 성장동력 발굴에 그의 경험을 더해 성과를 내는 것은 전적으로 이 대표의 몫이다.
이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이미 구축해 놓은 미국 직판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제2의 상업화 제품' 도입을 내년 중으로 구체화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팜이 바로 판매가 가능한 CNS치료제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해당 품목은 엑스코프리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제2의 세노바메이트’가 될 수 있는 신약 개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2022년 SK바이오팜 대표로 부임할 당시부터 차세대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SK바이오팜 매출은 세노바메이트가 90% 이상 차지하고 있어 안정적인 실적을 내기 위해서도 품목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7월 홍콩 바이오기업 풀라이프 테크놀로지스로부터 도입한 방사성의약품 후보물질 'FL-091(SKL35501)'가 유력 후보로 꼽힌다. SKL35501은 방사성 동위원소 Ac-225(악티늄-225)를 활용한 물질로 고형암에서 과발현되는 수용체 단백질(NTSR1)을 표적한다.
SK바이오팜은 8월 콘퍼런스콜에서 해당 물질이 여러 전임상 모델에서 항암 효능을 입증했으며 블록버스터 치료제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언급했다.
SK바이오팜은 SKL35501 2025년 임상1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에 앞서 방사성의약품 생산에 필요한 원료도 미리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8월 미국 테라파워 자회사 테라파워아이소토프스에서 방사성 동위원소인 Ac-225(악티늄-225)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 SK바이오팜은 미국에서 자회사를 통해 세노바메이트를 직접 판매하면서 높은 매출총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악티늄-225는 현재 상업화된 품목이 있는 Lu-177(루테튬-177)보다 효과가 좋다는 임상결과가 있어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다. 테라파워아이소토프스도 10월 악티늄-225 상업 생산 시작을 공식 발표했다. 이는 악티늄-225가 차세대 치료제로서 수요가 높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대표가 유일하게 걱정해야 할 지점은 신약 개발부터 판매까지는 일반적으로 10~15년이 걸린다는 점이다. 안정적 매출이 뒷받침하지 않으면 신약 개발의 동력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에 이 기간에 수익원을 얼마나 탄탄하게 다지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다행히 세노바메이트가 신약 성과 이전의 매출을 책임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세노바메이트 매출은 미국과 유럽 성인 부분발작 환자 대상으로만 올린 성과다. 추가 매출 확장 여력이 충분한 셈인데 실제로 SK바이오팜은 전신발작과 소아 및 청소년 환자로 처방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판매 지역도 지속적으로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 10월에는 브라질에 신약 품목허가를 신청했으며 연말에는 한국·중국·일본 아시아 임상3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2025년에는 PGTC(일차성 전신 강직 간대 발작) 임상3상 결과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세노바메이트는 경쟁약물에 비해 특허 기간도 길다. 경쟁약물로 꼽히는 UCB제약의 '빔팻'은 2022년 특허가 만료됐으며 '브리비엑트'는 2026년 특허가 만료된다.
반면 세노바메이트는 2023년 10월 미국에서 물질특허 5년 연장에 성공하면서 특허 만료 기한이 기존 2027년에서 2032년까지로 늘어났다. 판매를 극대화할 시간을 추가로 번 셈이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