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준금리 인하 흐름에 정기예금 ‘고금리’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밀려들고 있다. 예금금리 내림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높은 금리를 노리는 금융소비자에게 시간은 많이 남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에 시동을 건 만큼 예금금리는 장기적으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금융당국이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예대금리차 확대를 경고하면서 예금금리 하락 속도가 더뎌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아직 고금리시대 예금 막차를 탈 시간이 남았다고도 볼 수 있는데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를 원하는 금융소비자라면 저축은행이나 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 정기 예금은 10월 한 달에만 11조5420억 원이 늘었다. 9월 증가폭(4조8054억)의 두 배 수준으로 집계됐다.
10월 한국은행이 2020년 5월 이후 4년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고금리 예금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주식시장도 방향성을 잃어 안정성을 갖춘 은행 예금으로 자금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지수는 10월 들어 횡보했고 10월31일에는 9월30일보다 1.43% 내린 2556.15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금융권은 한국은행의 10월 기준금리 인하에 맞춰 빠르게 예금금리를 내리고 있다.
1금융권인 은행들 가운데서는 NH농협은행과 우리은행, 하나은행, 토스뱅크, SC제일은행 등이 10월말부터 11월 초까지 많게는 예금금리를 0.80%포인트 내렸다.
제2금융권도 마찬가지로 금융권에서 가장 높은 금리를 주던 새마을금고에서 4%대 예금은 사라졌다. 저축은행 79곳의 예금금리도 10월 한 달 사이 0.09%포인트 가량 내려왔다.
▲ 최근 금융감독원은 예대금리차 확대를 경고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예금금리 인하 속도가 느려질 가능성도 내놓는다.
금융당국이 최근 예대금리차 확대를 경고했지만 은행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관리해야 해 대출금리를 낮추기 어려워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5일 임원회의에서 “은행 예대금리차는 연초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최근 몇 달 동안 확대돼 우려스런 측면이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로 경제 주체가 금리부담 경감 효과를 체감해야 하는 시점에서 예대금리차 확대로 희석되는 것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은행권도 이 원장의 발언을 의식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강하게 관리하고 있는 만큼 한동안 대출금리를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수신금리는 기준금리가 하락한 이상 올릴 수는 없고 결국 수신금리 인하 속도를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1금융권인 은행의 예금금리 인하 속도가 둔화할 수 있는 만큼 이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 제2금융권 예금금리도 천천히 내려갈 가능성이 생겨난 셈이다.
현재 가장 많은 금리를 얹어주는 곳은 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다.
금융상품 비교 플랫폼 ‘마이뱅크’에 따르면 6일 기준 애큐온저축은행이 ‘처음만난예금’으로 금융기관 가운데서는 가장 높은 3.95%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그 뒤는 충북 보은새마을금고의 ‘Block예금’(3.90%)이 뒤를 잇고 있다.
이따금 특정 지역금고 등에서 팔리는 4%대 특판 예금은 빠르게 완판되는 만큼 일반적 금리비교 플랫폼을 통해서는 찾기 어렵다. 지역 맘카페 등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활용해야 찾을 수 있다.
제2금융권은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서 건전성에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예금금리를 조절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예금 금리는 사실상 자금을 조달하는 데 드는 비용으로 은행 등 다른 금융권보다 조금만 높게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업계가 유동성을 유지하는데 문제가 없는 수준까지 예금금리를 낮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금고별로 지역 등 사정에 따라 금리정책을 운영하는 있으며 중앙회 차원에서 금리를 두고 통일된 기준을 제시하지 않는다”며 “다만 건전성을 고려해 금고가 과도한 경쟁을 벌이지 않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