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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 정용진 정유경 계열 분리 출발, 재계순위 유지 커지는 고민

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 2024-10-30 14:5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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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102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용진</a>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601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유경</a> 계열 분리 출발, 재계순위 유지 커지는 고민
▲ 신세계그룹이 사실상 계열 분리를 공식화했다. 두 그룹 모두 본업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 사진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왼쪽)과 정유경 신세계 회장.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이 계열 분리를 위한 사실상 첫걸음으로 정용진 회장 체제 하에서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을 회장으로 올렸다. 

신세계그룹에서는 본업 경쟁력이 높아져 수익성 개선이 본격화했다는 점에서 올해가 계열 분리를 시작하는 데 적절한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이명희 총괄회장과 정용진 회장, 정유경 회장 등 오너가 3명은 계열분리 후에도 재계에서 현재 위상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깊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이 정용진 회장의 이마트와 정유경 회장의 신세계백화점를 중심으로 계열 분리를 하게 되면 두 곳 모두 본업 경쟁력이 이전보다 약화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시각이 나온다.

신세계그룹은 그동안 그룹 계열사 사이의 시너지를 강조하는 사업전략을 펼쳤는데 이런 구조가 계열 분리 뒤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6월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SSG닷컴, G마켓, 스타벅스, 신세계면세점이 참여한 통합멤버십인 신세계유니버스클럽을 내놓기도 했다.

야구단을 인수한 이후에는 매년 프로야구 개막에 맞춰 랜더스데이를 열고 있으며 2019년부터는 10월말~11월 사이에 쓱데이 행사를 연다. 랜더스데이와 쓱데이에는 그룹 계열사 대부분이 참여한다.

유통업계에서 신세계그룹은 소비자와 접점을 늘릴 수 있는 다양한 온·오프라인 계열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큰 경쟁력으로 꼽힌다. 이는 신세계그룹이 8년째 재계순위 11위에 올라있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계열사 수와 규모로 신세계그룹과 경쟁할 만한 기업은 유통업계에서 롯데그룹 정도밖에는 없다. 하지만 신세계그룹이 두 개로 쪼개지게 되면 롯데그룹과의 경쟁에서도 밀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시각도 나온다.

신세계그룹 계열사들 가운데 핵심이 되는 두 곳은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다. 현재는 신세계그룹이라는 이름 아래 묶여있지만 계열 분리를 하게 되면 이마트를 중심으로 하는 계열사는 정용진 회장이, 신세계백화점을 필두로 하는 계열사는 정유경 회장이 이끌게 된다.
 
신세계그룹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102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용진</a>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601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유경</a> 계열 분리 출발, 재계순위 유지 커지는 고민
▲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은 계열 분리를 위한 첫 걸음으로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을 신세계 회장 자리로 올렸다.

최근 유통업계에서 본업 경쟁력은 고객들을 얼마만큼 많이 끌어모아서 실적을 내느냐로 결정된다.

신세계그룹이 쓱데이, 롯데그룹이 롯데레드페스티벌 등을 진행하며 각 계열사들의 힘을 모아 고객을 끌어모으기에 나서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롯데마트와 롯데백화점이 롯데쇼핑으로 묶여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힘을 쏟을 때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은 각자 다른 그룹에서 각자의 전략을 펼쳐야 한다.

신세계그룹이 본업 경쟁력 강화로 수익성 개선이 본격화되면서 계열 분리를 추진한다고 설명했지만 계열 분리 후 오히려 본업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물론 형제인 만큼 정용진 회장과 정유경 회장이 협업을 펼칠 수 있지만 같은 그룹 안에서 추진하는 것 만큼 시너지를 내는 것이 쉽지 않을 공산이 크다.

유통업계에서는 "계열 분리만으로도 재계 순위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두 그룹이 한몸일 때처럼 시너지를 내지 못한다면 앞으로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서도 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세계그룹은 전체 매출 가운데 3분의2 정도를 이마트 부문에서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용진 회장이 재계순위 11위 자리를 지키려면 신세계 부문이 차지하고 있는 3분의1 정도 매출을 새로 더 내야한다.

신세계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6조3671억 원을 기록했다. 유통업이 점점 쉽지 않은 흐름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이마트가 계열사를 통해 매출 6조 원을 추가로 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로 여겨진다.

정유경 회장이 이끌 그룹도 마찬가지다. 

신세계그룹에서 3분의1 정도 매출을 차지하는 계열사들을 가지고 재계순위를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는데 절대적 매출 규모만 놓고 보면 정용진 회장의 그룹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일 공산이 크다.

신세계그룹이 정용진-정유경 남매 사이에서 계열 분리를 할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있어왔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은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각각 정용진 회장과 정유경 회장에게 대부분 증여한 상태다.

이 총괄회장이 들고 있는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은 각각 10.0%씩이다. 정용진 회장은 이마트 주식 18.56%를, 정유경 회장은은 신세계 주식 18.56%를 보유하고 있다.

이 총괄회장이 가지고 있는 주식 가운데 이마트 지분은 정용진 회장에게, 신세계 지분은 정유경 회장에게 모두 넘겨주는 방향으로 계열 분리의 마무리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업 안에서 계열분리가 사업 효율성 측면에서는 좋을 수도 있다”며 “하지만 바잉파워나 업계 위상이 떨어질 우려가 함께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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