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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완근 신성그룹 회장. |
신성솔라에너지가 신성이엔지와 신성에프에이를 흡수합병하는 사업구조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이완근 신성그룹 회장은 2008년 신성이엔지를 지금의 신성솔라에너지와 신성이엔지, 신성에프에이로 분할하며 성장을 도모했는데 8년 만에 다시 하나로 합치며 태양광사업에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 신성그룹, 원샷법 승인으로 사업구조개편 탄력
13일 업계에 따르면 신성솔라에너지와 신성이엔지, 신성에프에이는 11일 각각 합병안을 의결하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합병안을 통과시켰다. 신성솔라에너지 99.87%, 신성이엔지 88.36%, 신성에프에이 87.93% 등 높은 찬성률을 보였다.
신성솔라에너지는 지난달 18일 산업통상자원부의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일명 원샷법)’ 승인을 받은 뒤 신성이엔지와 신성에프에이를 합병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 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은 기업의 신속한 사업재편을 돕는 제도로 심의를 통과한 기업은 사업재편 과정에서 세제감면, 금융지원, 절차특례 등의 혜택을 받는다.
신성그룹은 주주총회 통지기간, 반대주주 주식매수청구 행사기간, 채권자이의 제출기간 등이 줄어 합병일정이 단축됐다. 합병기일은 애초 12월31일에서 12월16일로, 신주 상장예정일은 내년 1월17일에서 올해 12월30일로 앞당겨졌다.
합병 뒤 자본금 증가에 따른 등록면허세 감면과 태양광제품 제조기술과 관련해 정부의 연구개발(R&D)비 지원 등 금전적 혜택도 받는다.
신성그룹 관계자는 “이번 승인으로 합병과정을 앞당길 수 있게 됐다”며 “성공적 합병을 통해 사업 다각화와 경쟁력 강화를 통해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병은 신성솔라에너지가 신성이엔지와 신성에프에이를 흡수합병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신성솔라에너지가 존속법인으로 남고 신성이엔지와 신성에프에이는 소멸법인으로 사라진다.
신성솔라에너지는 신성이엔지와 1대 1.9369683, 신성에프에이와 1대 1.9733179의 비율로 합병한다.
신성솔라에너지는 태양전지사업을 주력사업으로 벌이고 있는데 신성이엔지, 신성에프에이와 합병으로 태양전지사업에서 ‘원스톱 통합솔루션’을 제공하는 등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신성이엔지는 태양광과 반도체, 패널 등 초청정환경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클린룸시스템사업, 신성에프에이는 반도체와 패널 등을 제조하는 데 필요한 자동화시스템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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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성솔라에너지가 설치한 가정용 태양광발전시스템. |
태양전지제조과정은 반도체나 패널제조 과정과 유사한 측면이 있어 클린룸시스템, 공정 자동화시스템 등을 필요로 한다.
신성그룹은 “합병을 통해 일반 소비자 태양광발전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할 것”이라며 “태양광분야에서 고부가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는 단결정 PERC(Passivated Emitter and Rear Cell)기술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스마트공장과 스마트그리드사업부분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성솔라에너지는 지난해 7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신성이엔지는 48억 원, 신성에프에이는 93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2분기 기준으로 자본금 규모는 신성솔라에너지 504억 원, 신성이엔지 97억 원, 신성에프에이 89억 원이다.
신성솔라에너지는 신성이엔지와 신성에프에이의 최대주주로 9월 기준으로 각각 32.09%, 35.8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 이완근, 태양광사업으로 신성그룹 제2의 도약 꿈꿔
이완근 신성그룹 회장은 태양광 1세대 기업인으로 태양광 전도사로 불린다.
이 회장은 1941년생으로 성균관대학교에서 교육학을 전공했다. 대학졸업 뒤 에어컨 등 공조사업을 벌이던 경원세기(현 센추리)에 들어가 일을 배우다 1977년 냉방 공조기사업을 하는 신성기업을 세웠다.
처음 종로에서 냉동기 공조기기를 수리하거나 조립해 판매하는 일을 했지만 1980년대 초반 반도체생산에 필요한 클린룸설비를 개발해 달라는 삼성전자의 의뢰를 받고 운명이 바뀌었다.
반도체제조과정은 머리카락보다 수만 배 얇은 굵기로 회로를 세기는 미세공정을 거치는 만큼 아주 작은 먼지 등을 막을 수 있는 클린룸을 필수로 한다.
이 회장은 1년 안에 납품해달라는 삼성전자의 의뢰에 밤낮 가리지 않고 제품개발에 힘썼고 결국 팬필터유닛(FFU) 등을 자체개발하며 신성기업을 반도체 클린룸시스템업체로 바꿨다. 팬필터유닛은 클림룸시스템의 핵심설비 가운데 하나로 외부공기를 걸러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 회장은 반도체 클린룸사업에 머물지 않고 1990년대 반도체공정 자동화시스템사업에 뛰어들어 반도체공정 중 청정상태를 유지해주는 스미프(SMIF)시스템을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개발하는 등 관련 장비들을 잇따라 개발하며 사업다각화에 성공했다.
신성기업은 신성이엔지로 이름을 바꾸었고 2004년 매출 2천억 원을 돌파한 뒤 2005년과 2006년 연속으로 2천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등 승승장구하며 국내 반도체와 패널장비시장에서 선도업체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이 회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신성이엔지 창립 30주년을 맞은 2007년 태양전지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태양광사업에 진출했다.
태양광사업에 진출한 뒤 2008년 신성이엔지를 태양광사업을 하는 신성홀딩스, 클린룸사업을 하는 신성이엔지, 자동화시스템사업을 하는 신성에프에이로 인적분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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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완근 신성그룹 회장. |
기존 사업을 하는 신성이엔지와 신성에프에이에 전문경영인체제를 도입했지만 태양광사업을 하는 신성홀딩스는 직접 이끌며 2011년 이름을 신성솔라에너지로 변경하는 등 태양광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마음과 달리 2010년대 들어 중국업체들의 물량공세로 태양전지사업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2014년까지 큰 규모의 적자를 봤다.
이 회장은 어려움 속에서도 태양광사업에 투자를 줄이지 않았고 신성솔라에너지는 지난해 결국 영업이익 76억 원을 내며 흑자전환했다.
올해 상반기도 매출 1073억 원, 영업이익 61억 원을 올리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은 31%, 영업이익은 336% 늘어나는 등 실적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이 회장은 신성솔라에너지의 태양광사업이 본격 성장궤도에 오른 만큼 신성이엔지와 신성에프에이의 합병을 통해 태양광사업의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태양광사업에 대한 의지를 담아 올해 7월 ‘전기 자급자족시대의 에너지경제’라는 부제가 달린 ‘태양광 선언’이라는 책을 출판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책을 출간하며 “1세대 태양광사업가로서 태양광 발전의 무한한 가능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한국인이라면 누구든 거대 전력회사에 의존하지 않고 전기를 자급자족해 지금보다 더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올해 76세지만 활발한 경영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부터 한국태양광산업협회장도 맡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