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삼성증권에서 보유한 자사주를 추가매입해 지분 30% 이상을 확보한다.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은 11일 이사회를 열어 삼성증권에서 보유한 자사주 10.94%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지분매입이 마무리되면 삼성생명은 삼성증권 지분 30.1%를 확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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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
1주 당 매입가격은 11일 종가인 3만4700원인데 전체 규모는 2900억 원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지분법 적용에 따른 성과와 삼성증권의 종합자산관리 역량을 활용한 시너지가 기대된다“며 ”삼성증권 입장에서는 자본을 확충해 초대형 투자금융(IB)사업자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이 금융지주회사가 되기 위한 요건을 갖추는 데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금융지주회사가 되려면 모든 금융자회사의 지분 30% 이상을 보유해 최대주주가 돼야 한다.
삼성생명은 1월에 삼성전자가 보유하던 삼성카드 지분 37.45%를 인수한 뒤 10월에 삼성화재가 소유하던 삼성증권 지분 8.02%를 사들였다.
삼성생명이 이번에 지분매입을 마무리하면 삼성화재를 제외한 금융계열사들의 지분을 30% 이상씩 보유하게 된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금융계열사 지분을 살펴보면 삼성증권 지분 30.1%, 삼성카드 지분 71.86%, 삼성자산운용의 지분 98%, 삼성SRA자산운용 지분 100% 등이다.
삼성생명이 앞으로 삼성화재에서 보유한 자사주 15.98%도 사들일 것으로 바라본다.
다만 삼성화재의 지분을 매입하는 데 필요한 자금규모가 11일 종가인 29만8천원 기준으로 2조2500억 원에 달해 매입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생명이 금융지주사가 되기 위해서는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7.7%와 호텔신라 지분 8.0%, 에스원 지분 6.0%을 처분해야 한다. 금융지주법에 따르면 금융지주회사는 비금융계열사의 최대주주가 아니어야 한다.
비금융계열사 지분을 처분하지 않아도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할 수 있는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된다면 삼성생명의 고민은 덜 수 있다.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는 19대 국회에서 여당 발의로 입법이 추진됐지만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안에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을 담은 법안을 제출하기로 했는데 야당은 이를 재벌특혜로 규정하고 반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