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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경영권 캐스팅보트 국민연금, 반사모펀드 및 경영권 안정 기조 확고

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 2024-10-24 16: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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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하면서 캐스팅보트를 쥘 것이 유력한 국민연금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과거 경영권 분쟁 사례에서 기존 경영권을 방어하는 쪽의 편에 서왔다. 특히 사모펀드의 경영권 확보에 동조한 사례를 찾기 힘든 만큼 이번 고려아연 사태에서도 유사한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고려아연 경영권 캐스팅보트 국민연금, 반사모펀드 및 경영권 안정 기조 확고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고려아연 주가는 전날보다 29.91% 올라 113만8천 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장이 열린 뒤 한 시간 만인 오전 10시경부터 상한가이자 52주 신고가에 도달해 장 마감까지 이어졌다. 고려아연의 시총 규모는 14위까지 올랐다. 

고려아연의 주가 상승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영풍 및 MBK 사이 경영권 분쟁이 지분율 확보를 위한 장내 매수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 데 따른 결과로 읽힌다.

양측은 이미 지분율 확보를 위해 공개매수 경쟁을 벌였다. 영풍 및 MBK의 공개매수는 14일, 최 회장 측의 공개매수는 23일로 마무리됐으나 양측 모두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영풍 및 MBK는 공개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 5.34%를 사들여 38.47%의 지분율을 확보했다. 최 회장 측 우호 지분율은 33.99%지만 이번 베인캐피탈을 통한 공개매수로 최대 2.5%의 지분을 추가해 36.49%의 지분율을 확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 회장 측이 공개매수로 확보한 정확한 지분율은 24~25일 사이 공시될 예정이나 양측의 지분율 차이는 2% 포인트 수준으로 어느 쪽이 확실히 우위에 있다고 말하기 어려운 차이다. 최 회장 측이 공표한 자사주 소각 등을 고려해도 양측의 지분율 차이에 유의미한 변화는 생기지 않는다.

결국 양측은 앞으로 연내 개최가 시도될 것으로 예상되는 임시 주총과 내년 3월 정기 주총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지속적으로 우군 확보, 장내 주식의 추가 매수, 상대의 지분 확보의 적법성 관련 법적분쟁 등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의 경영권 분쟁은 주총을 통한 영풍 및 MBK 이사회 장악 시도에 고려아연이 방어하는 형태로 구체화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모두 13명으로 12명이 최 회장 측, 1명이 영풍 측으로 구성돼 있다. 고려아연 정관에 이사회 이사 수의 제한이 없는 만큼 영풍 및 MBK 측에서는 추가로 1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하는 형태의 공세를 펼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양측 가운데 어느 한 쪽도 지분율에서 유의미한 격차를 벌이지 못하고 있는 만큼 경영권 분쟁의 핵심 변수로 국민연금의 존재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고려아연 지분 7.83%를 들고 있다. 국민연금이 어느 쪽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느냐에 따라 경영권의 향방을 가를 수 있는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셈이다.

다만 국민연금이 과거 의결권을 행사한 내용을 살펴보면 고려아연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크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국민연금은 꾸준히 기존 경영권을 흔들지 않는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사모펀드가 참여하는 경영권 획득 시도에는 반대하는 태도를 보였다.

국민연금이 의결권 행사에서 비교적 이례적 선택을 해 성공한 사례로는 2019년 대한항공에서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반대한 정도가 꼽힌다. 하지만 이후 2020년 대한항공 지주사인 한진칼의 경영권을 놓고 사모펀드인 KCGI가 경영권 확보를 시도했을 때 대한항공 측의 손을 들어줬다.

금호석유화학에서 박찬구 회장과 박철완 전 상무가 벌인 세 차례 경영권 분쟁에서도 국민연금은 계속 박 회장의 손을 들어줘 왔다. 박 전 상무는 올해 3월 정기 주총에서는 사모펀드인 차파트너스와 연대해 자사주 100% 소각을 위한 정관변경 등 주주제안을 냈으나 국민연금의 벽에 막혔다.

국민연금이 고려아연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한 사례도 마찬가지다. 당장 올해 3월 정기 주총에서 모든 안건에 고려아연의 손을 들어줬다.

국민연금이 의결권 행사에서 태도를 바꿀 가능성도 크지 않아 보인다.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은 18일 열린 국회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국민연금의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MBK가 국민연금이 주요 투자자로 있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개입 시도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느냐”고 질문을 받았다.

김 이사장은 박 의원의 질의에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국민연금 자금이 우호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한 기업구조 재무구조 개선작업이 아니라 적대적 인수합병을 통한 경영권 쟁탈에 쓰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고려아연 관련 의결권 행사 방향을 놓고는 “궁극적으로 회사의 장기적 성장, 수익률 제고 관점에서 판단하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김 이사장의 발언은 원론적 내용으로 사실상 기존의 기조를 크게 바꾸지 않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장기 성장을 강조한 데서 단기간에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사모펀드의 속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 사장은 22일 기자회견에서 김 이사장의 발언을 들어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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