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현지시각) 싱가포르에서 열린 국제 에너지 주간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는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 사무총장.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재생에너지 전환에 뒤처질 우려가 큰 상황이어서 관련 투자를 몇 배 더 확대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21일(현지시각)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4 동남아시아 에너지 전망’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동남아 지역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6%이고 에너지 수요도 5%를 차지하고 있는데 재생에너지 투자의 2%만을 유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동남아 국가들이 2035년 기후목표를 달성하려면 재생에너지 투자 규모를 약 1900억 달러(약 262조 원)까지 확대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동남아 국가들이 계획한 금액과 비교하면 약 5배에 달하는 규모다.
국제에너지기구는 동남아 국가들이 이루고 있는 빠른 경제성장이 오히려 에너지 안보와 기후목표 달성에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성장으로 인해 동남아 지역 전력 수요는 향후 매년 4%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동남아 국가들은 이를 풍력, 태양광, 지열발전 등을 통해 충당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국제에너지기구는 동남아 국가들이 서방 지원에도 불구하고 화석연료 퇴출에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주요 7개국(G7) 지원을 받아 지난 7월까지 폐쇄하기로 했던 인도네시아 ‘시레본-1’ 석탄발전소는 기한을 넘겨서 지금도 운영되고 있다.
현재 추세대로 투자가 이어진다면 동남아 지역 온실가스 배출량은 2050년에는 약 3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에너지기구는 재생에너지 발전소 확보에 들어가는 투자 증대뿐만 아니라 전력망 확보에도 2035년까지 최소 300억 달러(약 41조 원)가 투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현재 동남아 국가들이 계획한 투자 규모의 두 배를 상회하는 금액이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 사무총장은 보고서를 통해 “동남아에서 청정에너지 기술은 충분하고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 않다”며 “화석연료 수입에 지속적이고 과도한 의존은 국가를 미래 위험에 크게 노출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