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존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의 대선 승리로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시장의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0일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는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을 확대시킬 것”이라며 “정치인의 발언은 원래 신뢰받기 힘든데 트럼프 당선인의 경우 낮은 신뢰도가 정책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
|
|
▲ 도널드 존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운동기간에 대규모 감세로 부족해질 세수를 보호무역주의 등을 통해 채우겠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중국과 멕시코에 무거운 관세를 매기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한국 등 다른 국가와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 취임 이후 이 공약들을 얼마나 지켜나갈지 현재로선 짐작하기 어려운데 이 때문에 경제정책의 불확실성도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개별 안건마다 글로벌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만큼 공화당 지도부 입장에서는 신중한 태도를 취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경제정책에 관련된 말을 종종 바꿔왔는데 앞으로 어떻게 또 바꿀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
트럼프 당선인은 현재 미국정부의 저금리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동시에 스스로를 ‘저금리 인간’으로 부르며 제조회사를 위해 저금리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노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기간에 전략적으로 했던 말과 대통령에 취임한 뒤 실행할 정책 사이에 괴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나타난 불확실성이 커지면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0.1~0.15%포인트가량 떨어질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미국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이 확대될수록 한국경제가 입을 타격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언제 올릴지 여부는 한국경제에 매우 중요하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 한국에 투자된 외국계 자금이 3개월 동안 3조 원가량 유출될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하게 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가 거의 기정사실화됐던 12월 금리인상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다음 금리인상 시점을 시장에서 추측하기 힘들어 혼란이 커질 수 있다.
국내증시도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과 연관된 보호무역주의, 금리정상화, 안보 이슈 등에 모두 영향을 받는 만큼 중장기적인 변동성 확대를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강현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실제 정책으로 반영되는 과정을 확인하기 전까지 한국증시가 불확실성에 노출될 것”이라며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 경제와 기업에 불리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어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