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황성우 삼성SDS 대표이사가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중심의 디지털 전환(DX)을 강조하며 AI 전문기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지만,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AI와 클라우드 등 일부 사업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두 사업의 매출 비중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으로,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AI 전문기업' 외친 삼성SDS 황성우, AI 열풍에도 낮은 수익성에 발목

▲ 삼성SDS가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중심의 사업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성과를 내지 못하며 시장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SDS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선 클라우드와 AI 부문 고수익성과 마진율이 낮은 물류, 정보통신(IT) 서비스 부문의 수익성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 대표는 2022~2023년 첫 임기에서 신사업 역량 강화에 집중했다면, 올해 시작된 두 번째 임기에서는 본격적 성과를 내고 실적 반등을 이끌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3조2768억 원, 영업이익은 8082억 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23%, 11.8% 줄었다.

황 대표는 올해 3월 임기가 연장된 뒤로 공격적으로 AI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브리티코파일럿과 패브릭스 등 생성형 AI 서비스를 출시했고, 지난 9월에는 행사 '리얼 서밋 2024'에서 MS 애저를 통한 패브릭스의 글로벌 수출 계획을 밝혔다. 

다만 시장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지난해 말 17만 원에 거래를 마쳤던 삼성SDS 주가는 이날 기준 14만9500원에 장을 마쳤다. 실적이 우상향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상속세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불확실성 해소, AI 투자열풍 등 주가 상승을 위한 발판이 마련됐지만 여전히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다. 

일부 클라우드와 AI 사업은 비교적 순항하고 있지만, 전반적 수익성 저하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동종 업계 IT서비스 기업과 달리 마진이 낮은 물류사업 매출 비중이 70%에 이른다. 증권업계는 올해 3분기 삼성SDS의 물류사업 마진은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16년 경쟁력 강화를 위해 물류 부문 분할을 계획했지만, 이후 철회됐다. 그룹 경영진의 특검 기소로 경영공백 불확실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이 가운데 기존 시스템통합(SI), IT아웃소싱(ITO) 부문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는 점도 향후 실적 성장 기대감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3분기 IT와 ITO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전문기업' 외친 삼성SDS 황성우, AI 열풍에도 낮은 수익성에 발목

▲ 황성우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 < 삼성SDS >


성장 동력인 AI 신사업 매출은 올해 상반기 기준 전체의 16.5%에 불과한 만큼 아직은 회사의 주요한 수익원으로 자리잡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매출이 60% 이상 늘어나는 등 가파른 성장률을 기록한 클라우드 부문도 올해에는 성장률 20%대를 기록하는 등 주춤하고 있다.

회사는 클라우드서비스(CSP) 사업과 클라우드관리서비스(MSP) 사업을 모두 제공하고 있다. 올해 2분기 매출 기준 MSP가 2481억 원, CSP가 2095억 원으로 MSP 사업 비중이 좀 더 크다. 

2023년 부가통신사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회사의 국내 CSP 점유율은 1.2%로 7위를 기록하며 시장에서 큰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MSP 부문은 경쟁 심화로 수익성을 높이기 힘든 구조인 만큼, 본격적 AI 수익화를 위해서는 추가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본격적 수익화를 위해 앞서 공언했던 대형 인수합병(M&A) 등 적극적 투자가 필요하고 조언하고 있다. 

김하정·차윤지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래 기다려온 M&A는 올해가 적기"라며 "대규모언어모델(LLM)은 클라우드 핵심 경쟁력이 됐고, 여전히 많은 LLM 기업들이 투자 유치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