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동안 가동정지 기간이 가장 길었던 원자력 발전소는 새울 2호기로 2021년 5월29일부터 같은 해 7월21일까지 53일 동안 가동이 멈췄다. 발전기 회전자에 직류전원을 공급하는 전력 생산 부속 설비인 ‘콜렉터 하우징’ 내부에서 발생한 불꽃이 화재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 사건으로 발전 손실량 18억kWh(킬로와트시), 발전 손실액 997억 원을 발생시킨 새울 2호기는 바로 다음 해인 2022년에도 설비고장으로 운행이 정지됐다.
올해 4월 운전을 개시한 신한울 2호기 또한 석 달이 채 안 되는 기간에 2차례나 가동이 멈췄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신규 발전소의 안정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정진욱 의원은 "정부의 친원전 기조에 따라 신규 원전 건설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가동 정지 문제를 사소한 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낡거나 문제가 발생하는 원전을 철저한 검증 없이 계속 사용하려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바라봤다.
5년 동안 3번이나 정지한 고리 3호기는 9월28일 기준으로 40년의 설계수명이 끝났지만 가동정지 절차 외에도 계속 운전을 위한 운영 변경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한빛 1호기와 한빛 2호기 역시 각각 내년과 내후년에 설계수명이 끝나는 데다가 설비고장으로 인한 가동정지가 발생했음에도 가동 10년 연장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정 의원은 “노후한 원전을 에너지 안보 강화라는 빌미로 신중한 고려 없이 계속 운전을 강행하는 것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뒷전으로 한 채 사고위험을 감수하겠다는 발상”이라며 “원전 자체가 외부 감시가 구조적으로 어려운 대상인 만큼 정부는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철저한 안전 관리 및 감독, 체계적인 정기 점검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전들이 노후화하고 있는 만큼 원전의 효율성과 경제성을 철저히 따져 태양광·풍력 등 대체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