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마니’ 검색 개발자 황호정의 멈추지 않는 도전  
▲ 황호정 비즈니스피플 회원.

비즈니스피플(www.businesspeople.co.kr)은 헤드헌팅회사 커리어케어가 운영하는 한국 최대 고급인재 네트워크다.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는 회원들이 함께 하는 공간이다.

회원가입을 하고 소개를 올리면 개인의 프로필을 꾸밀 수 있는 공간이 주어진다. 비즈니스피플은 이 회원들 중 눈에띄게 활동하는 이들을 정기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비즈니스에 관한 정보와 경험을 더욱 많은 사람들과 나눠보려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는 '비즈니스피플이 만난 사람들'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IT 솔루션회사인 엘나인글로벌의 황호정 이사는 국내 IT 발전의 역사를 함께 해온 22년차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다.

자연어 처리 전문가로 96년 인터넷 검색엔진 ‘심마니’를 개발했고 이후 국내 최초 가격비교 사이트 ‘야비스’, 모바일 문서뷰어 ‘CSD’, 외국인 대상의 한글 교육 어플리케이션 ‘케이마루(K-maru)’ 등 다양한 서비스 및 솔루션 개발에 참여했다.

그는 ‘사람들을 편리하게 하는 기술을 만드는 것이 역할’이라고 말한다.

◆ “검색엔진 만들겠다”는 신입사원의 포부

- IT업계에서 22년 동안 근무했는데, 그 중 대표적인 비즈니스는 무엇이었나?

"검색엔진 ‘심마니’가 대표적인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고 국산 검색엔진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 심마니의 탄생에 관해 설명해 달라.

"대학교 2학년 때부터 자연어 처리, 정확히는 한국어 정보처리와 관련된 일을 했다. 맞춤법 교정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지닌 부산대학교 권혁철 교수 연구실에서 아르바이트를 했고, 대학원생이 된 후에도 같은 연구실로 들어갔다.

당시 박사과정 선배로부터 ‘앞으로는 정보 검색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조언을 듣고 검색엔진 관련 공부를 했고, 95년 ‘검색엔진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한글과컴퓨터사에 입사했다. 당시 면접관들의 반응은 미적지근했다.

하지만 신입사원 때부터 계속 검색엔진 모듈을 만들었고 그 이듬해에 본격적으로 서비스화해 1996년 ‘심마니’가 탄생했다. 네이버, 다음 등 현재의 대형 포털은 당시 매우 초기였고, 야후 구글 등 외국 검색엔진도 국내에 정식 서비스되기 전이었다."

- 심마니가 다른 검색엔진과 다른 특별한 점은 무엇이 있었나?

"언어처리 능력이 뛰어났다. 다른 검색엔진은 데이터 검색기능에 무게중심을 둔 반면 심마니는 한국어 자체에 중심을 두고 유의어 검색, 오타 교정, 외래어 교정 등 한국어에 특화된 정보처리 기법을 탑재했다.

현재는 모든 검색엔진에서 제공하고 있지만, 1996년 당시에는 심마니에서만 제공하는 기능이었다."

- 비즈니스피플의 커리어라인에 ‘심마니’의 수상 기록도 있던데.

"1997년 장영실상을 받았다. 한국의 인터넷 발전의 역사에 한 줄을 남겼다는 점에서 상당히 보람을 느꼈다."

◆ 야비스, 국내최초의 쇼핑몰 가격비교사이트 

- 국내 최초로 쇼핑몰 간 가격비교 사이트를 만들기도 했다.

"인터넷 쇼핑몰 일을 했던 지인과 함께 시작했다. 검색엔진과 쇼핑몰, 두 사람의 경험을 결합한 솔루션을 만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국내 최초의 가격비교 사이트인 ‘야비스’였다."

- 최근에 가격비교 사이트가 매우 많다. 당시 ‘야비스’와 다른 점이 있나?

"요즘 가격비교 사이트는 쇼핑몰의 판매 채널 역할도 하기 때문에 비즈니스 제휴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야비스가 만들어지던 때 제휴모델이 마련돼 있지 않았고 데이터도 통일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를 기술적으로 극복하고자 했다.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수집해서 원하는 형태로 정리하는 로봇을 만들어 사이트를 운영했다."

- 야비스 이후에 어떤 일을 했나?

"2004년경 ‘드림투리얼리티(D2R)’라는 회사에서 통합문서 포맷인 'CSD(Compact Shared Document)'를 만들었다.

각종 문서들을 휴대폰을 통해서 가볍게 볼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쉽게 말하자면 PDF의 모바일 버전이었다. 당시 PDF는 무거워서 모바일에서 쓰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 아직도 간혹 CSD파일이 보이기도 하던데?

"당시 팬텍, LG전자 등과 제휴를 맺고 뷰어를 납품했었다. 휴대폰, 전자사전 등 작은 디지틀 단말기에서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시장이 급격하게 사라져서 아쉽다."

◆ K-maru, 한국어는 이렇게 배우세요

- 최근 케이마루(K-maru)라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정확히 어떤 서비스인가?

"외국인들이 한글과 한국어를 쉽게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교육 서비스다. 문자를 입력하면 발음을 들려주고 로마자 표기법으로 읽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 외에도 형태소 분석 등 한국어를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 한국어를 다루는 전공분야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무엇 때문에 이 서비스를 기획하게 되었나?

"대학원 때 가장 관심있었던 분야가 교육이었다. 그리고 기술발전이 교육을 변화시킬 것이라는 믿음도 품고 있었다.

전공이 한국어 정보처리였기 때문에 이를 교육 분야와 어떻게 결합시킬까 생각하다가 K-maru를 구상했다. 미국 MIT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장석배 교수가 총괄을 맡고, 그 밖의 여러 사람들의 재능기부와 투자를 통해 서비스가 완성됐다."

- 실제로 많이 이용되고 있는가?

"MIT 등 외국 대학에서 실제로 한국어 학습 보조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8천여 단어와 1천2백개 가량의 문장이 들어있기 때문에, 초중급 정도의 한국어를 익히는 데에 유용하다."

- K-maru의 한글 표기방식이 독특하다. 자음, 모음, 받침의 색을 다르게 하고, 로마자 표기에도 색을 구분하여 읽기 편하게 만들어 놓았다. 이런 방식은 국내에서도 응용할 수 있을 것 같다.

"한 가지 아이디어를 생각해 놓았다. 최근 관광지 안내판이나 음식 메뉴판 등의 로마자 표기가 엉망이라는 문제가 많이 지적되고 있다. 표준화된 표기법을 따르지 않는 업체들도 있고 기존 표기법이 외국인들이 읽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K-maru의 표기 방식처럼 한글과 로마자를 색깔을 구별하여 초중성으로 나누어 매칭시키는 방식으로 표기를 한다면 혼란이 훨씬 덜해질 것이다."

- 표기가 정확해지면 한국에 여행 온 외국인들이 한글과 한국어를 더 쉽게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 예를 들어 ‘국밥’의 경우 철자를 따라 로마자 표기를 하면 ‘gukbap’이지만 발음대로 표기를 하면 ‘gukpap’이 된다. 발음대로 좀더 정확히 표기하자면 후자의 방식이 맞다.

게다가 K-maru는 여기서 더 나아가서 ‘g’, ‘u’, ‘k’에 해당되는 글자가 각각 ‘ㄱ’, ‘ㅜ’, ‘ㄱ’임을 색깔로 표현해준다. 외국인들은 글자를 정확한 발음으로 읽으면서 ‘국밥’의 한글 표기법과 발음법을 동시에 배울 수 있고 재미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심마니’ 검색 개발자 황호정의 멈추지 않는 도전  
▲ 황호정 비즈니스피플 회원.

◆ 빠르게 변하는 IT 업계에서 끝없이 도전하고파

- 비즈니스피플의 프로필을 보니 최근에 또 다른 일을 하는 것 같다. 이번엔 어떤 도전인가?

"CCTV 시스템에서 영상 정보의 오·남용을 감시하는 솔루션을 만들고 있다. 수천개의 CCTV로부터 데이터를 받아서 분석한 결과물을 토대로 비정상적인 이용 행태를 자동으로 진단하는 시스템이다. 일종의 빅데이터 기술이다."

- 심마니, 야비스, CSD에 이어서 빅데이터까지. 끊임없이 기술발달의 최전선에서 이끌어가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스스로를 '도전하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도전 자체는 매우 즐겁고 의미가 있다.

하지만 디바이스의 발전이 상상보다 훨씬 더 빠르기 때문에, 지속 가능한 사업이 되기에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또다시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서 다른 도전을 하게 되는 것이다."

- 선도적 개발자의 시각에서, 비즈니스피플은 어떻다고 생각하나?

"내 프로필이 그래프 형태로 나타나고, 이를 또 이력서 형태로 바꿔 볼 수 있다는 점이 좋다. 이력서를 계속 보면서 수정할 점을 찾아서 프로필을 바꾸어 나가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 만약 본인이 비즈니스피플의 개발자라면, 어떤 기능을 더해보고 싶은가?

"모임 기능을 넣어보고 싶다. 서비스에서 모임을 만들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된다. 처음에는 지인들을 중심으로 모이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모르는 사람들과 만나는 네트워크로 발전할 수 있다.

비즈니스피플은 비즈니스 네트워크이기 때문에 회원 간 모임을 통해 오프라인으로 확장할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O2O(Online to Offline)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온라인 서비스는 항상 오프라인을 염두에 두고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K-maru의 경우엔 언젠가 오프라인에서 학원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품고 있다."

- 끊임없이 발전을 거듭하는 모습이 멋지다. 앞으로 더 해 보고 싶은 일이 있나?

"앞서 이야기했던 CCTV 모니터링 솔루션 일을 하면서 빅데이터에 관심을 쏟게 됐다. 워낙 방대한 분야이기 때문에 정확히 무엇을 하겠다고 단정짓기는 이르다.

하지만 내가 지금까지 쌓아왔던 경력을 활용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심마니’로 대표되는 검색엔진, 쇼핑몰 가격비교 사이트 ‘야비스’, 모바일 뷰어 ‘CSD’, 그리고 현재의 빅데이터에 이르기까지 모든 경험들을 하나로 관통할 수 있는 테마가 언젠가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대한민국 고급인재 네트워크, 비즈니스피플 www.businesspeop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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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케어 정보기술연구소 김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