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이사가 올해 3월 자리를 맡은 뒤 처음으로 내놓은 실시간 시뮬레이션(RTS) 게임 ‘스톰게이트’의 부진을 만회할 '다작 전략'이 업계 주목을 끌고 있다.

스톰게이트는 글로벌 대작 ‘스타크래프트2’와 ‘워크래프트3’ 개발진이 제작에 참여했음에도 게임의 이용자와 매출 지표가 지속 하향세를 보여 실망을 안겼다.
 
카카오게임즈 야심작 스톰게이트 부진, 한상우 내년 '14종 신작'으로 반등 겨냥

▲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이사가 내년 신작을 대거 내놓는다. <카카오게임즈>


이에 따라 2025년까지 카카오게임즈가 제작에 관여했거나 직접 서비스하는 새 게임 14종을 선보이는 다작 전략이 한 대표의 거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1일 게임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한 대표의 데뷔작이라고 할 수 있는 RTS 신작 ‘스톰게이트’의 실적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기 힘들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지난 7월31일 미리해보기(얼리엑세스) 형태로 PC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 공개된 스톰게이트는 출시 당일과 일부 콘텐츠가 무료로 풀린 8월14일 동시접속자 수가 4500명까지 상승했지만, 그 이후 접속자 수가 줄곧 감소하고 있다.

현재 게임의 동시접속자 수는 최대 400명을 넘기지 못하고 있으며, 스팀 매출 분석 사이트 ‘게이멀리틱(Gamalytic)’에 따르면 여태까지 매출 추정치도 140만 달러(약 18억3천만 원)에 그치고 있다.

이는 회사가 이 게임에 걸었던 기대를 크게 밑도는 결과라는 평가다.

카카오게임즈는 이 게임의 개발사 ‘프로스트자이언트’에 최소 2천만 달러(약 261억5천만 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지난 6월10일 게임 홍보를 위해 열린 미디어 시연회에서 “스톰게이트는 카카오게임즈의 새로운 원동력이 될 프로젝트”라며 “이 게임을 통해 RTS 장르의 주요한 재미를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미디어시연회에 참여한 김상구 사업본부장은 중장기적으로 스톰게이트를 통한 e스포츠 대회 부흥까지도 언급했지만, 현재로서는 이용자 수가 저조해 게임의 지속 가능성조차 불투명해 보인다.
 
카카오게임즈 야심작 스톰게이트 부진, 한상우 내년 '14종 신작'으로 반등 겨냥

▲ 카카오게임즈가 글로벌 배급을 맡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크로노오디세이'. <카카오게임즈>


한 대표는 첫 작품의 부진을 다작 출시로 만회하기 위해 2025년까지 국내 게임사 가운데 가장 많은 신작을 출시할 계획이다.

회사는 오는 11월 16일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패스 오브 엑자일 2’를 시작으로, 2024년 말 3종, 2025년 1분기 3종, 2025년 2분기 2종, 2025년 3분기 4종, 2025년 내 2종을 추가해 총 14종의 신작을 선보인다.

회사의 자회사인 ‘오션드라이브’는 지난 8월21일부터 25일까지 독일 쾰른에서 열린 게임쇼 ‘게임스컴 2024’에서 턴제 RPG ‘로스트아이돌론스:위선의마녀’, 슈팅 게임 ‘섹션13’, 좀비 생존 게임 ‘갓세이브버밍엄’ 등 3종을 출품했다.

카카오게임즈는 또 지난 9월25일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의 게임 소개 행사인 ‘스테이트오브플레이’에서 ‘아키에이지2(가칭)’로 알려졌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아키에이지 크로니클’을 최초로 공개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회사 실적 반등을 이끌 수 있을만한 기대작은 2025년 3분기부터 나오는 MMORPG 4종이다. 다만 기대작으로 평가받는 게임들이 특정 장르에 치중된 것이 회사에게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2024년 8월 기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매출에서 RPG가 차지하는 비중은 49.5% 수준으로, 2023년 8월보다 약 12% 포인트 감소했다.

또 RPG의 하위 장르인 MMORPG가 전체 RPG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6.2%로, 2020년 8월보다 약 22.6%포인트 감소했다.

카카오게임즈는 MMORPG 매출 의존도가 높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표작 '오딘'의 매출 감소로 인해 올해 2분기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회사가 PC·콘솔 크로스플랫폼으로 출시하는 첫 MMORPG ‘크로노오디세이’의 흥행 여부가 향후 출시되는 신작 흥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크로노오디세이는 카카오게임즈가 공개한 여러 신작 가운데 글로벌 관심도가 가장 높은 기대작”이라며 “이 게임이 흥행해야 향후 출시되는 MMORPG들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