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박일영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250조 원 규모의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수장에 오른 지 1달도 안 돼서 첫 국회 국정감사를 맞는다.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익률과 본사의 전주 이전 문제 등이 한국투자공사 올해 국감의 주요 현안으로 꼽히는데 갓 취임한 박 사장이 수익률 제고 전략과 함께 본사 이전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 지 주목된다.
 
취임 한달 국감 맞는 '250조 국부펀드' 수장 박일영, 전주 이전 다른 목소리 낼까

▲ 박일영 한국투자공사 사장(사진)이 취임 한 달도 안 된 상태에서 국회 국정감사 데뷔전을 치른다. <한국투자공사>


27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10월21일 국회에서 한국투자공사를 대상으로 하는 국정감사를 진행한다.

박 사장은 경제관료 출신 인사로 전날 사장에 올랐는데 1달도 채 안 돼 국감을 치르는 것이다.

한국투자공사의 이번 국감 역시 수익률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투자공사는 정부와 한국은행, 공공기금으로부터 위탁받은 1894억 달러(약 250조 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국내 유일의 국부펀드다. 수익률은 국부에 직결되는 만큼 관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국감에서도 한국투자공사의 전통자산 벤치마크(BM) 대비 초과수익률이 부진한 것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올해도 수익률이 저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박 사장이 이 문제에 대한 지적을 피하지 쉽지 않아 보인다.

벤치마크는 자산운용 성과를 측정할 때 기준이 되는 지표다. 수익률에서 벤치마크수익률을 뺀 값을 초과수익률이라 하는데 이것이 플러스 값이어야 좋은 성과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투자공사의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3년간 전통자산 벤치마크 대비 초과수익률을 살펴보면 2021년 –39bp(1bp=0.01%포인트), 2022년 –52bp, 2023년 –6bp로 각각 나타났다.

특히 주식부문의 벤치마크 대비 수익률의 경우도 2021년 –92bp, 2022년 –137bp, 2023년 –13b로 3년 연속으로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박 사장도 한국투자공사의 수익률 강화를 주요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박 사장은 전날 한국투자공사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최우선 과제로 ‘안정적 수익 제고’를 꼽았다.

박 사장은 취임사에서 “국가 자산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국부펀드로서 재무적 관점에서 장기적으로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무엇보다 최우선 목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전략으로 △신규 자산군 발굴을 통한 투자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통-대체자산 간 탄력적 운용 등 자산배문 모델 고도화 △신흥시장 투자기회 적극 발굴 △체계적 위험관리 시스템 강화 등을 제시했다.
 
한국투자공사의 전주 이전 문제도 국감에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국회에서부터 전북이 자산운용 중심의 금융특화도시로 성장하기 위해 한국투자공사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있는 전주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취임 한달 국감 맞는 '250조 국부펀드' 수장 박일영, 전주 이전 다른 목소리 낼까

▲ 한국투자공사 전주 이전 문제가 이번 국감에 등장할 경우 박일영 한국투자공사 사장이 이전에 부정적 태도를 보인 전임 사장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한국투자공사>


현재 기재위에 활동하는 신영대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3월 한국투자공사와 농협중앙회, 한국마사회, 7대 공제회 등 공공기관을 전북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기자회견에 동참하기도 했다.

하지만 진승호 전 한국투자공사 사장은 인력 유출 우려와 해외출장이 잦은 업무 특성상 전주로 이전은 어려움이 있다며 사실상 이전에 반대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야당 의원들의 비판을 받았다.

22대 정무위가 21대 국회 때보다 야당의 힘이 강해진 상황에서 박 사장 역시 전주 이전에 대한 질의를 받을 가능성이 충분한 셈이다.
 
박 사장은 경제관료 출신으로 국제기구에서도 오랜 경험을 쌓은 국제금융 전문가로 평가된다.

1968년 태어나 공항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듀크대학교 국제개발정책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36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재정경제부 통상기획과장, 기획재정부 미래정책총괄국장과 전략기획과장, 개발금융국장, 대외경제국장, 국제경제관리관 등으로 일했다. 세계은행 상임이사 등을 거쳐 전날 제9대 한국투자공사 사장에 올랐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