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올해 안에 임금과 단체협약을 마무리하자고 노조에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7개월째 임단협 협상을 이어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지금까지 노사가 벌인 교섭만 50차례가 훌쩍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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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 |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최근 사내소식지를 통해 노조에 “임단협을 마무리하자”고 공개적으로 호소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안에 임단협이 타결되지 못할 경우 정년퇴직자 644명이 임금손실을 입게 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임단협 연내 타결이 불투명해 정년퇴직자들이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며 “일생을 헌신한 선배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은 “임단협이 해를 넘기면 올해 퇴직자들에게 인상분을 소급 적용할 수 없는 것이 회사의 확고한 방침이고 법적 의무”라고 덧붙였다.
유동성 악화도 심화될 것이라 주장했다.
현대중공업은 5월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에 인력감축과 비핵심자산 매각, 사업조정 등을 통해 3조5천억 원을 마련한다는 자구안을 냈다.
현대중공업은 “고통분담을 외면하는 노조의 반발에 부딪쳐 자구노력에 빛이 바랬다”며 “회사가 약속을 지키지 못해 주채권은행이 자금을 지원하지 않으면 유동성이 더 악화해 급여 지급을 걱정할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임단협이 연내 타결되지 않으면 정부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도 호소했다.
현대중공업은 정부가 10월 말 발표한 조선업 경쟁력 강화방안에 대해 “조선업계의 자구노력이 미흡하면 정부가 직접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당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대형 조선3사의 직영인력 규모를 2018년까지 32% 줄이고 도크 수도 23%가량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연내 타결을 목표로 1일부터 원점에서 집중교섭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회사의 구조조정과 정부의 조선업 경쟁력 강화방안 등이 맞물려 당분간 접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민주노총 재가입도 추진하고 있어 갈등이 더 커질 가능성도 높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