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강석훈 "배터리 캐즘, 금리인하·충전인프라 확산에도 쉽게 해소 안될 것"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KBAC 2024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강석훈 KBD산업은행 회장이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 회장은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KBAC 2024’에서 ‘배터리 캐즘 극복:배터리산업의 장기 전망’라는 기조연설에서 “배터리 산업의 직면한 전기차 시장 캐즘은 미국의 금리가 하락하거나 충전소가 늘어나도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전기차의 가격이 낮아지고 인프라 등 충전 조건들이 개선된다면 캐즘을 극복할 수 잇을 것이다라는게 내가 만난 전기차 관련 종사자들의 의견이었다"며 "대부분 동의하지만 그 이외의 측면에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가 대중화 되려면 저렴한 배터리가 필요한 상황인데 중국이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어 미국과 유럽연합은 국가적으로 고민할 수 밖에 없다"며 "전기차 보급속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면 캐즘이 생각보다 장기화 될 수 있다"고 봤다.

캐즘 극복을 위해 한국 배터리 기업이 앞선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그는 “(캐즘 극복 방안으로)전고체 배터리 등의 미래형 배터리를 개발하는 방법이 하나가 있겠다”며 “전고체의 경우에는 삼성SDI가 가장 열심히 하고 앞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한국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중국의 LFP 배터리와 경쟁할 수 있느냐는 것이 고민스러운 부분이다”며 “가격 문제로 LFP 시장에 뛰어들지만 어찌됐던 이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것은 기술 개발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배터리의 원료인 광물자원의 확보를 통한 원가절감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CATL 아니면 BYD의 다 지분을 가지고 있는 광산이 전세계에 태반이다”며 “어떻게 광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도네시아 생산광물이 미국 기준으로 ‘적성국가의 니켈’로 분류되지 않기 위해 한국의 자본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이런 기회를 우리 기업들이 잘 살펴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해외 배터리 공장에서 폐수, 소음 등 환경 보호 관련 법규 위반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현지에 진출하는 한국기업이 탄소저감, 폐배터리 순환사이클 구축 등의 ESG 경영을 통해 중국기업과 차별화를 이룰 수 있다고 봤다.

산업은행의 전기차 투자 노력을 소개하고 향후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그는 "산업은행은 지난 5년간 전기차 분야에 15조 원을 투자했다"며 "같은 기간 반도체 분야에 투자한 6~7조 원과 비교하면 전기차에 올인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향후 산업은행은 정부의 이차전지 정책금융 방향에 따라 전고체, 원자재 확보 및 소재 국산화 지원에 5조6천억 원을 투자할 계획을 세웠다.

그는 “자동차 산업의 비중이 높은 국가에서는 배터리 산업이 경쟁력이 핵심이며 국가 간 생존 전략이 걸린 중요한 전장”이라며 “지난 5년동안 산업은행이 올인한 분야로 미래가 달려있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