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조아제약이 코로나19 유행 이후 이어지고 있는 실적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조아제약은 조성환 대표이사 부회장과 조성배 대표이사 사장 형제 2인의 각자대표체제로 운영되고 있는데 이들의 경영 능력에도 의구심이 번지고 있다.
 
조아제약 5년째 영업손실에 재원 마련도 요원, 조성환 조성배 형제경영 난맥상

▲ 조성환 조아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오른쪽)과 조성배 조아제약 대표이사 사장 형제가 10년째 형제경영을 이어가고 있지만 사업다각화에 대한 성과가 나오지 않아 경영 시험대에 서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두 형제는 사업다각화 등으로 탈출구를 찾으려 하고 있지만 조아제약은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적자만 보고 있다. 새 사업 진출을 위한 재원 마련마저 쉽지 않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조아제약의 영업손실이 장기화하면서 조성환·조성배 형제들의 경영 능력도 시험대에 올랐다는 시선이 나온다.

조성환 부회장과 조성배 사장은 창업주인 조원기 회장의 아들들이다. 각각 2004년과 2014년에 조아제약 대표이사에 이름을 올리며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조성환 부회장은 1970년생으로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002년 조아제약에 팀장급으로 입사해 2004년 대표이사에 올랐다. 

차남인 조성배 사장은 1972년생으로 한양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후 메디팜에서 일하다 2014년에 조아제약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현재까지 각자대표이사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조아제약은 조성배 사장이 대표에 올랐을 때 조성환 부회장이 해외시장 개척과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 부문을 전담하고 조성배 사장이 국내 경영을 전담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세인 형제경영이 이어진 지 10년이 지났음에도 조아제약의 청사진은 구현되지 못하는 모양새다.

대표적으로 조아제약은 5월 사업다각화 목적으로 출자했던 팬바이오텍을 계열사에서 제외했다. 팬바이오텍은 종균과 종묘를 생산하고 있는 회사로 2006년 3억1천만 원의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팬바이오텍이 자본잠식 상태였던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투자금이 전부 손실 처리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뿐 아니라 사업다각화를 목적으로 투자한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운영하고 있던 케어몰은 2014년에, 보험판매 기업 에프앤에이취넷도 2017년에 각각 폐업했다.

형제들은 여기에 끝나지 않고 체육시설 운영기업 아이비스마트를 2019년 인수했지만 아직까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아이비스마트는 2019년 순손실 4110만 원을 낸 이후 2020년 순손실 규모는 14억 원으로 늘었나면서 자본총계가 음수로 전환했다.
 
조아제약 5년째 영업손실에 재원 마련도 요원, 조성환 조성배 형제경영 난맥상

▲ 조아제약이 코로나19 이후 일반의약품 판매 저조 등과 맞물려 5년째 영업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2023년 인수한 지 처음 연간 순수익을 거두며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나왔지만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다시 순손실을 봤다는 점에서 미래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로 여겨진다.

형제들이 사업다각화에 공을 들이는 것은 일반의약품 중심의 약국 프랜차이즈가 조아제약의 핵심 사업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수익 구조를 확보할 필요가 높기 때문이다.

일반의약품은 전문의약품과 달리 독점권이 주어지지 않아 유사제품이 쏟아질 수밖에 없어 경쟁이 치열해 수익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본업 차원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천연물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지만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2020년 8월 모두 연구를 중단했다.

천연물의약품도 작약복합추출물은 2021년 10월 제노힐과 임상 2a상과 관련해 양수도 계약을 신청한 성과 이후 별다른 신약 후보물질 개발은 없는 상태다.

이는 실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조아제약은 2019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행할 당시 연결기준으로 3억7천만 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본 이후 2020년 18억 원, 2021년 70억 원, 2022년 4억8천만 원, 2023년 68억 원 등으로 적자 흐름을 끊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도 영업손실 35억 원을 봤다.

조성환 부회장과 조성배 사장은 2019년 아버지인 조원기 회장으로부터 조아제약 주식을 각각 75만 주씩을 증여받으며 지분 승계 움직임을 보였다. 당시 조아제약의 2세 경영체제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모였지만 2019년부터 적자가 이어지면서 경영권과 지분 승계에 시간이 걸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조아제약은 올해도 형제경영 체제에서 사업다각화로 활로를 찾기 위해 동물의약품을 사업목적에 추가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방향은 나오고 있지 않다.

최근 정부가 인체의약품 제조시설에서 동물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면서 동물의약품이 제약사들의 블루오션으로 떠올랐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홍보나 브랜드 등이 중요해지고 있다.

결국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 제약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조아제약이 보유한 현금과 현금성자산 규모는 6월 말 연결기준으로 58억 원 수준에 그친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