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YMTC가 자국 반도체 장비 활용 비중을 높이는 동시에 낸드플래시 기술 발전에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YMTC 반도체 공장 내부 홍보용 사진.
YMTC가 고사양 반도체 공급을 늘리는 데 이어 중국이 자체 공급망 구축에도 성과를 낸다면 한국 메모리반도체 산업에 더욱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1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YMTC가 그동안 해외에서 수입하다 미국 규제로 확보하기 어려워진 반도체 장비 다수를 중국산 제품으로 대체한 것으로 파악된다.
블룸버그는 분석기관 테크인사이츠 보고서를 인용해 “YMTC는 여전히 ASML과 램리서치 등 해외 기업의 제품을 일부 사용해야 하지만 자국산 장비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와 YMTC 등 중국 반도체 기업을 겨냥해 고사양 장비 수출을 사실상 중단하는 규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에서 이러한 규제 수위는 점차 높아졌고 네덜란드와 일본 등 동맹국도 수출 제재에 가담하면서 중국 기업들은 갈수록 궁지에 몰리게 됐다.
중국 당국은 이에 대응해 자국 반도체 제조사뿐 아니라 장비와 소재, 부품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기 시작하며 정부 차원에서 막대한 예산을 들여 연구개발과 시설 투자를 지원했다.
블룸버그는 “시진핑 정부는 중국의 반도체 자급체제 구축을 목표로 추진해 왔다”며 “YMTC의 반도체 기술 발전은 이러한 정책이 성과를 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YMTC의 주력 제품인 낸드플래시 기술력이 최근 들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의미다.
테크인사이츠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낸드플래시 상위 기업으로 인공지능(AI) 시장 성장에 수혜를 보고 있는데 YMTC 제품 성능도 이들과 필적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낸드플래시를 적층해 용량과 성능을 높이는 YMTC의 자체 ‘엑스태킹4.0’ 기술력이 이미 업계 최고 기업들과 경쟁할 만한 단계로 올라왔다는 것이다.
다만 테크인사이츠는 YMTC 메모리반도체가 수율과 3D낸드 적층 수 등 측면에서 아직 약점을 안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장비 제조사들의 기술 수준에 맞춰 사양을 낮춰야 했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 반도체 장비 기업들의 기술력이 발전할수록 YMTC와 같은 반도체 제조사들의 제품 경쟁력도 빠르게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중국 당국은 최근 자국 반도체 제조사들이 현지에서 생산된 장비를 활용하도록 장려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반도체 장비 업계를 육성하기 위한 전략이지만 그만큼 이들의 기술력이 충분히 해외 수입 제품을 대체할 만한 수준까지 발전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ASML의 첨단 노광장비와 같은 일부 분야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연구개발 및 상용화에 분명한 한계를 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블룸버그는 “중국은 아직 해외 장비를 활용하지 않고 고성능 반도체를 제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 했다”며 “그러나 YMTC의 반도체 기술 발전은 중국 당국이 자급체제 구축 성과로 충분히 자축할 수 있는 결과”라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