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이 최순실씨의 방산사업 개입에 영향을 받아 사업확장의 기회를 번번히 놓쳤다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4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최순실씨가 방산사업에 손을 댔으며 이 과정에서 LIG넥스원이 피해를 봤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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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효구 LIG넥스원 부회장. |
세계일보는 지난 3일 외국 방산기업들이 최씨와 접촉해 레이더기술을 한국에 판매하려고 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4월 한국형전투기(KF-X) 체계개발사업에서 다기능위상배열(AESA)레이더 시제품을 제작할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탈레스(현 한화시스템)를 선정했다.
다기능위상배열레이더는 적 전투기를 식별하고 전투를 수행하는데 필수적인 한국형전투기의 핵심장비다.
방산업계 관계자들은 애초 LIG넥스원이 다기능위상배열레이더 기술을 연구하는데 큰 노력을 기울여 이 사업을 수주할 것으로 예상했다.
LIG넥스원은 2006~2009년, 2010~2013년 다기능위상배열레이더의 핵심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국방과학연구소가 주관하는 선행과제연구에 참여했다.
그러나 결과는 이런 예상을 빗나갔다. 한화탈레스가 LIG넥스원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꿰찬 것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 외국 방산기업들이 한화탈레스를 통해 레이더기술을 한국에 판매하려고 했고 이를 위해 비선실세인 최씨와 접촉을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최씨가 방위사업청과 국방부 등에 영향력을 행사해 한화탈레스가 LIG넥스원을 밀어내고 사업을 수주했다는 것이다. 이런 의혹인 사실이라면 최씨의 영향력 탓에 LIG넥스원은 사업기회를 빼앗긴 셈이다.
당시 다기능위상배열레이더 시제품제작기업 선정 과정에서 잡음이 많았다.
특히 사업자 선정과정의 평가위원으로 참가한 한 교수가 한화탈레스의 연구용역을 수행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이 교수가 한화탈레스의 연구용역을 수행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의 평가가 시제업체 선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공교롭게도 LIG넥스원은 방산기업 인수전에서도 한화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LIG넥스원의 지주사인 LIG는 지난 3월 두산그룹이 보유하고 있던 방산계열사 두산DST(현 한화디펜스)의 인수전에서 한화테크윈에 밀렸다.
두산그룹이 지난해 두산DST를 시장에 내놓았을 때만 하더라도 LIG넥스원이 이를 인수할 유일한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한화테크윈이 인수전에 뛰어들며 2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LIG는 인수금융까지 미리 확보하며 두산DST를 인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지만 결국 한화테크윈의 승리로 끝났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