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팻 겔싱어 인텔 CEO가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을 만나 TSMC에 의존을 낮춰야 한다는 점을 적극 설득했다. 사실상 정부의 지원 확대를 요청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 |
[비즈니스포스트] 심각한 재무 위기에 놓인 인텔이 미국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상무부의 보조금 지급 시기를 앞당기거나 규모를 늘리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인텔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한다면 미국이 대만 TSMC 반도체 공급망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설득하는 데 적극 힘쓰고 있다.
미국 CNBC는 13일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과 만나 반도체 사업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겔싱어 CEO는 미국 기업들이 TSMC에 반도체 파운드리를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와 AMD, 애플과 퀄컴은 신형 반도체 위탁생산을 사실상 모두 TSMC 대만 공장에 맡겼다. 인텔마저 주력 CPU를 자체 생산하는 대신 TSMC 미세공정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
CNBC는 러몬도 장관도 인텔의 주장에 공감해 엔비디아와 애플을 비롯한 기업이 미국 내 파운드리를 활용하도록 주주들을 설득해야 한다는 목표를 두게 됐다고 전했다.
파운드리 실적 부진과 재무 악화로 위기를 겪고 있는 인텔이 미국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고 상무부는 이를 적극 받아들이고 있는 셈이다.
인텔 CEO가 러몬도 장관을 만난 이유는 반도체 공장 투자에 따른 정부 보조금 지급을 앞당기거나 더 공격적인 지원을 요청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상무부는 인텔이 미국에 설립하는 4곳의 반도체 공장에 모두 85억 달러(약 11조3천억 원)의 보조금과 110억 달러(약 14조7천억 원) 가량의 대출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급 시기가 불분명해 인텔의 재무 위기에 부담을 더하고 있는 데다 모두 1천억 달러에 이르는 미국 내 투자 계획에 비하면 보조금 규모도 그리 크지 않다.
결국 인텔이 미국 반도체 기업이라는 점을 적극 앞세워 TSMC와 차별점을 강조하며 상무부에 적극적 지원 필요성을 설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NBC는 TSMC가 첨단 반도체 생산공장을 모두 대만에 운영하고 있어 중국의 침공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인텔이 특히 강조했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