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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제약 실적 악화 지속에 연구인력도 줄었다, 윤웅섭 멀어지는 신약 청사진

김민정 기자 heydayk@businesspost.co.kr 2024-09-12 15:5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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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이 신약 개발 의지를 지켜내기 쉽지 않은 상황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 부회장은 지난해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도 연구인력 유출을 최소화했지만 실적이 악화하면서 신약 개발을 담당할 연구인력마저 결국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동제약 실적 악화 지속에 연구인력도 줄었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454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윤웅섭</a> 멀어지는 신약 청사진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이 일동제약의 연구인력을 대폭 줄인 것으로 추정된다. 

12일 일동제약 관련 자료를 종합하면 일동제약의 연구인력이 10개월 동안 약 27%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일동제약의 연구인력은 2023년 말 기준 신약개발기업 유노비아 인력 151명을 포함해 총 301명이었지만 현재는 220여 명 남짓이다.

일동제약 반기보고서와 유노비아 관련 자료를 종합하면 100여 명으로 추산되지만 이는 기준 변경에 따른 것이며 실제로는 연구개발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분류되는 인력이 모두 220여 명이라고 일동제약은 설명했다.

애초 일동제약은 연구개발 인력만은 지키는 회사로 알려졌다는 점에서 인력 감소는 뜻밖이다.

일동제약은 재무 상태 악화로 2023년 5월부터 대대적 인력감축을 진행했다. 2023년 6월 1424명이었던 일동제약 직원 수는 지난해 말 1014명으로 줄었다. 별도법인을 분사하면서 빠진 인원을 제외하고라도 약 250명 줄었다.

일동제약 실적 악화의 주원인이 연구개발비 증가 탓이었기에 연구개발 인력도 감소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윤웅섭 부회장은 예상과 달리 연구인력은 줄이지 않았다. 해당 기간 연구인력은 307명에서 301명으로 거의 변하지 없었다.

윤 부회장은 대신 연구개발본부를 2023년 11월 별도법인인 유노비아로 만들면서 연구개발 인력의 소속만 바꿨다. 일동제약에서 유노비아로 소속이 바뀐 연구개발 인력은 151명이었다.

유노비아는 비만치료제와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등 일동제약의 핵심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을 모두 이어받았다. 

윤 부회장이 일동제약의 체질 개선을 위해 희망퇴직 등을 통한 감원을 추진하면서도 연구개발 인력을 유지했다는 것은 그만큼 신약 개발에 의지가 강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1년도 채 되지 않아 상황이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구개발을 전문으로 하기 위해 설립한 유노비아만 보면 설립 당시 150명가량이었던 인원이 9월 현재 58명 정도로 대폭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윤 부회장이 실적 악화의 무게를 견뎌내지 못한 탓에 연구개발 인력도 줄어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 부회장의 신약 개발 의지를 감안했을 때 일동제약의 공격적 투자개발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인력과 함께 연구개발비도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상반기 일동제약과 유노비아 합산 연구개발비는 232억 원으로 2023년 상반기(573억 원)보다 대폭 감소했다. 

윤 부회장의 뚝심을 뒷받침해 줄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어 감원이 현실화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윤 부회장은 2016년 일동제약이 지주사 체제를 구축하면서 일동제약 단독 대표로 취임한 이후 일동제약의 연구개발비를 꾸준히 늘려 왔다.

일동제약 연구개발비는 2016년 125억 원에서 2023년 950억 원까지 늘었고 2020년부터는 연구개발비 비중이 매출의 10%를 넘어섰다.

2023년 기준 매출 상위 제약사 가운데 일동제약보다 연구개발비 비중이 높은 제약사는 대웅제약(16.9%) 뿐이다. 한미약품(13.8%), 녹십자(12%), 유한양행(10.5%), 종근당(9.1%)의 연구개발비 비중은 모두 일동제약(15.8%)보다 낮았다.

하지만 투자 확대의 그늘도 있었다.

공격적 투자로 일동제약의 재무 상태는 악화했다. 일동제약은 2020년 4분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 59억 원을 낸 이후 2023년 3분기까지 12개 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이어갔다. 

부채 비율도 2020년 말 기준 137.79%에서 2023년 말 기준 250.76%로 늘었다. 신용등급도 한국기업평가 기준 2019년 A2에서 현재 3계단 밑인 A3까지 떨어졌다. 
 
일동제약 실적 악화 지속에 연구인력도 줄었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454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윤웅섭</a> 멀어지는 신약 청사진
▲ 윤 부회장은 2016년부터 일동제약의 연구개발비를 꾸준히 늘렸다.

윤 부회장이 투자를 확대한 이유는 새 먹거리 확보를 위해 서두른 것으로 풀이됐다. 비타민제 아로나민과 항생제 후루마린 등은 일동제약의 과거 주요 제품이다. 2017년 만성B형간염치료제 베시보(성분명 베시포비르)를 허가받은 이후로 아직까지 신약 개발 성과가 없다. 

물론 신약 개발 허가를 받기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일동제약의 부진한 성과를 윤 부회장의 탓으로 온전히 돌리기는 힘들다.

1999년부터 지금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국산 신약은 37개에 불과하다. 제약사들이 개발 부담이 덜한 개량신약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이유는 이런 배경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해도 일동제약은 매출 대비 적잖은 투자자금을 쏟아부었기에 윤 부회장으로서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긍정적인 지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일동제약이 긴 적자에서 탈출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 가장 눈에 띈다.

일동제약은 별도기준으로는 2023년 4분기 13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했으며 연결기준으로도 올해 1분기 적자를 탈출했다. 일동제약의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3032억 원, 영업이익은 11억 원이다.

유노비아에 이전한 신약 후보물질들도 차례로 후속 소식을 전하고 있다. 유노비아는 5월 임상2상 단계에서 대원제약과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P-CAB(칼륨경쟁적위산분비억제제) 'ID120040002'의 공동개발 및 라이선스아웃(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8월에는 2형 당뇨 및 비만치료제 'ID110521156'이 임상1상의 후속임상을 승인받고 4분기 투약을 시작할 예정이다.

신용평가기업 나이스디앤비는 "일동제약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고려하면 품목허가 후 시판까지는 최소 5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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