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흐름 타고 가치 커진 K철도, 민관합동 '원팀코리아'로 수주 박차

한문희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 이성해 국가철도공단 이사장, 이종국 SR 대표이사 사장 등 철도 공기업 수장들이 1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서울파르나스에서 열린 글로벌 인프라 협력 콘퍼런스(GICC) 철도 특별세션 '미래를 향한 철도'에서 환영사 및 축사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 탄소중립 기조가 뚜렷해지며 철도가 청정 교통수단으로 부각되면서 'K철도' 해외 수주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민관협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지역을 중심으로 K철도를 향한 러브콜이 이어지면서 체코 원전 수주를 끌어낸 '원팀코리아'의 성과가 재현될 가능성에 이목에 쏠리고 있다.

1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서울파르나스에서 열린 제12회 글로벌 인프라 협력 콘퍼런스(GICC)에서는 철도 특별 세션 '미래를 향한 철도'가 눈길을 끌었다.

철도 특별 세션은 GICC가 개최 이후 처음 마련된 것으로 글로벌 탄소중립의 시대에 접어들며 달라진 철도의 위상을 엿볼 수 있었다.

최근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는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교통수단으로 철도가 거론되고 있다. 

철도가 자동차와 비행기보다 적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이다. 특히 전기로 움직이는 고속철도는 운행 중에는 온실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

영국 사업·에너지·산업전략부에서 발표하는 교통수단별 탄소 배출량에 따르면 국내선 항공편은 승객 1명이 1km를 이동하는데 약 255g의 탄소를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반 국내 철도는 41g이었으며 고속철도인 유로스타는 6g에 그쳤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철도의 장점을 주목해 단거리 비행 노선을 대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 의회는 2023년 5월22일(현지시각) 철도로 대체가능한 단거리 국내선 운항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효했다. 이에 따라 철도로 이동이 가능하면서 비행시간이 2시간30분 이내인 3개 노선이 폐지됐다.

네덜란드에서도 2023년 1월1일부터 네덜란드에서 출발하는 항공승객세를 7.95유로(약 1만2천 원)에서 26.43유로(약 3만9천 원)로 늘리는 등 항공권과 기차티켓 가격의 격차를 줄이는 조치를 내놨다.      
 
탄소중립 흐름 타고 가치 커진 K철도, 민관합동 '원팀코리아'로 수주 박차

▲ 김원응 코레일 해외남북철도사업단장이 1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서울파르나스에서 열린 글로벌 인프라 협력 콘퍼런스(GICC) 철도 특별세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날 진행된 철도 특별 세션에서는 다가올 기후 대응 시대에서 해외 수주를 겨냥해 한국 철도 공기업이 갖춘 경쟁력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한문희 한국철도공사 사장, 이성해 국가철도공단 이사장, 이종국 SR 대표이사 사장은 특별 세션의 모든 과정이 마무리되기까지 발표 내용을 경청했다.

윤학선 국가철도공단 글로벌본부장은 고속철도망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쌓아온 한국 철도 공기업의 혁신적인 기술력을 소개했다.

보통 고속철도망을 구축하는 과정에서의 핵심기술로는 터널과 교량을 얼마나 신속하고 튼튼하게 구축하는지가 꼽힌다. 높은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존 철도와는 달리 직선화가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윤 본부장은 이러한 측면을 조명해 전국 토지에서 산지가 70%를 자랑하는 한국이 고속철도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로 꼽았다.

그는 “대한민국은 공기, 예산 품질 등을 모두 확보하기 위해 그동안 최적의 공법을 채택해 터널을 시공해 왔다”라며 “교량 같은 경우에도 강, 하천, 계곡, 고속도로 등 대한민국의 다양한 환경 조건을 고려해 다양한 방법을 통해 안전하게 공사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에서는 해외 수주에 있어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철도 원팀코리아’의 경쟁력도 강조됐다.

김원응 코레일 해외남북철도사업단장은 “민간, 정부, 공기업이 하나가 돼 철도 원팀 코리아를 구성해 해외 철도 사업에 최적화된 선진 철도 기술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라며 “또한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를 활용해 철도개발이 필요한 국가가 철도 인프라를 개발할 수 있도록 철도 지원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탄소중립 흐름 타고 가치 커진 K철도, 민관합동 '원팀코리아'로 수주 박차

▲ 마산자 쿤구 카도고사 탄자니아 철도청장이  1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서울파르나스에서 열린 글로벌 인프라 협력 콘퍼런스(GICC) 철도 특별세션에서 탄자니아의 철도 사업 진행 상황을 소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러한 철도 공기업의 해외 수주 본격화에 발맞춰 아프리카, 중동, 중미 등 각지에선 러브콜이 쏟아졌다.

코레일과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탄자니아의 마산자 쿤구 카도고사 철도청장은 동아프리카 정중앙에 위치한 탄자니아를 아프리카로 들어가는 관문이라고 소개하며 한국 철도 공기업과의 협력 확대를 주문했다.

그는 “탄자니아는 철도 인프라 확대에 이어 인력 교육 등 다양한 부분에서 철도 산업을 확장하고자 한다”라며 “우리는 이를 위해 최고에게서 철도 분야를 배우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높은 정시성, 낮은 사고율 등 엄청난 기록을 보유한 코레일과 협력해 탄자니아의 철도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겠다”라며 “대한민국과 탄자니아의 철도 부문 협력이 20년이 아니라 100년이 넘도록 이어졌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외에도 아흐메드 야햐 압둘카림 압둘라 알랴페이 아랍에미리트(UAE) 에티하드철도 최고경영자, 베로니카 루이즈 중미경제통합은행 대표, 체코 철도청 등이 각 지역에서 진행되는 철도 분야 사업들을 소개하며 한국 철도 공기업의 참여를 요청했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