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동부 인니산 니켈 ‘강제노동’ 품목 올려, 현대차 LG엔솔 배터리에 변수

▲ 테아 리 미 노동부 국제노동문제 부차관이 5일 워싱턴DC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인도네시아산 니켈을 비롯해 아동노동이나 강제노동으로 생산한 품목을 발표하고 있다. <미국 노동부>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노동부가 인도네시아에서 채굴되는 니켈을 ‘강제노동’으로 생산한 품목 리스트에 추가했다.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인도네시아에 전기차 배터리용 니켈 공급망을 구축하고 미국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강제노동 문제가 향후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 

10일(현지시각) 아시아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는 아동노동 또는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 목록에 인도네시아산 니켈을 추가했다. 

특히 중국 기업이 인도네시아 니켈 생산 과정에서 강제노동 관련 정황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미 노동부는 자체 보고서에서 “사기 채용 공고를 통해 모집돼 계약보다 낮은 임금으로 장시간 일하는 노동자가 많다”라고 지적했다.
 
니켈 제련 설비가 다수 위치한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 산업단지에는 중국 이주 노동자 6천여 명이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주가 니켈 생산 작업을 하는 중국인 노동자 여권을 압수하거나 폭력이 벌어지는 경우도 포착됐다. 

다만 아시아타임스는 강제노동 생산품 목록에 올랐다고 해서 즉각적인 법적 강제력이 형성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미국 당국이 노동부 보고서에 기반해 인도네시아산 니켈 거래를 갑자기 중단하지는 않는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비롯해 미국에서 친환경 제조업에 보조금을 지급할 때 인도네시아산 니켈을 탑재한 배터리를 제외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더구나 인도네시아산 니켈을 미국 시장과 보조금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려던 ‘핵심 광물 협정’도 최근 논의가 멈춰섰다.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 니켈 가운데 23.7%, 약 4분의 1 매장량을 가진 나라다. 

중국은 물론 한국 전기차 배터리 기업이 배터리 핵심 광물인 니켈 매장량을 염두에 두고 적극적으로 현지 생산거점 마련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도 인도네시아 카라왕 신산업단지에 HLI그린파워를 설립했다. 올해 2분기부터 배터리셀 생산에 들어갔다. 

반면 테슬라나 폴크스바겐과 같은 서양 완성차 제조업체는 인도네시아에 투자를 미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타임스는 인도네시아 니켈 생산업체 고위 관계자들 발언을 인용해 “우리와 협력을 원했던 서양 기업들이 많지만 각국 정부 규제 때문에 복잡한 상황으로 알고 있다”라며 미 노동부 보고서가 이러한 상황을 더욱 가중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