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상북도 포항시에 위치한 포항 제철소 단지 전경. <포스코> |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철강산업계가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배출량이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비판을 받고 있다.
기후솔루션은 환경부가 공개한 배출량 통계를 인용해 지난해 철강업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 대비 3.34% 증가했다고 11일 밝혔다.
그러면서 국내 환경단체들과 공동으로 철강업체를 향해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는 요지의 논평을 냈다. 이 논평에는 광양환경운동연합, 당진환경운동연합, 빅웨이브, 액션스픽스라우더, 충남환경운동연합, 포항환경운동연합 등이 참여했다.
환경단체들은 이번 논평에서 “지난 수년 동안 정부와 철강업계는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해 철강산업에서의 온실가스 감축에 공감해 왔다”며 “그러나 이번 결과를 통해 또다시 다배출 업종인 철강업에 관대한 정부와 말뿐인 노력을 이야기해온 철강업에 실망을 감출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철강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1억969만 톤으로 1억8069만 톤을 배출한 전기산업 다음으로 많았다. 하지만 전기산업은 전년과 비교하면 배출량이 8.83% 감소해 저감 노력이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단체들은 “발전업은 석탄화력의 가동률이 매년 계속 떨어지고 있는 데다가 폐쇄되는 발전소가 있어 배출량이 매년 크게 줄어들고 있는 반면 철강업은 오히려 배출량이 소폭 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특별한 감축 노력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전기업과의 격차가 갈수록 좁혀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 외에 ‘기초화학물질 제조업’이 4676만 톤, ‘시멘트, 석회, 플라스터 및 그외 제품 제조업’이 4169만 톤, ‘석유정제업 제조업’이 3290만 톤, ‘증기, 냉온수 및 공기 조절 공급업’이 3057만 톤, ‘반도체 제조업’이 2067만 톤을 배출했다. 이들 산업 모두 전년 대비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철강산업계에서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것은 포스코로 전년 대비 2.55% 증가한 약 7197만 톤을 기록했다. 현대제철 배출량은 2926만 톤으로 전년 대비 2.7% 증가했다.
환경단체들은 “철강업이 주요 배출원인 고로를 개수함으로써 석탄 기반 설비를 폐쇄하지 않는다면 업체별 순위에서도 당분간 포스코는 1위를 계속 유지하고 현대제철 또한 순위가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배출 책임이 있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사는 고로 개수 중단 및 폐지에 대한 로드맵을 아직 발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철강사는 탄소중립 목표를 더욱 앞당기고 고로 개수 중단 및 폐지 로드맵을 발표해야 한다”며 “또 2030년 이전 수소환원제철 조기 상용화 및 전기로 확대를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유럽, 일본에 비해 현저히 낮은 철강부문 탄소중립에 대한 재정지원을 늘려야 하며 소극적인 철강부문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강화하고 저탄소 공정 도입을 앞당기기 위해 국내 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의 경제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포스코에서는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한 원인이 태풍 힌남노 피해로 인한 가동 중단에 있다고 설명했다. 여러 감축 노력을 통해 2021년과 비교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였지만 2022년에 가동율이 감소한 탓에 지난해에는 오히려 배출량이 증가한 것처럼 집계됐다는 것이다.
통계 자료에 따르면 포스코 2021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7849만 톤으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약 650만 톤 감축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