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관광축제 ‘코리아 세일페스타’ 기간에 백화점과 면세점 업체의 희비가 갈렸다.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면세점은 매출증가 효과를 톡톡히 누렸지만 내국인 중심의 백화점은 신통찮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
|
|
▲ 중국인 관광객들이 서울시내 한 면세점에서 쇼핑을 즐기고 있는 모습. |
3일 관세청에 따르면 코리아 세일 페스타에 참여한 면세점 29곳은 행사기간(9월29일~10월31일)에 매출 1조555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2% 늘었다.
이 기간 구매자는 353만9천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7% 증가했다. 면세점 구매자 가운데 내국인은 41.5%, 외국인은 58.5%를 차지했다.
외국인이 면세점 매출의 78.7%를 차지했다. 특히 중국인 매출기여도가 64.5%로 가장 높았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코리아 세일페스타 기간이 중국 국경절(10월1일~7일) 기간과 겹쳤다”며 “국경절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 면세점 매출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올해 국경절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이 25만 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늘었다.
관세청 관계자는 “전반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면세점이 백화점이나 편의점 등 다른 쇼핑분야를 크게 상회하는 실적을 보이며 내수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면세점과 달리 내국인 매출 비중이 절대적인 백화점은 세일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백화점들은 9월29일부터 10월16일까지 정기세일을 진행했는데 매출이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롯데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현대백화점은 5%, 신세계백화점은 5.7%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지속되다보니 백화점 세일에도 소비심리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데다 태풍 ‘차바’ 영향으로 외부여건도 좋지 못했다”고 말했다.
백화점이 코리아 세일 페스타 효과를 누리지 못한 것은 구태의연한 정기세일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일부 백화점이 고가의 아파트 등 이벤트성 경품을 내거는 등 세일 분위기를 띄우긴 했지만 정작 세일품목을 살펴보면 패션상품 위주의 기존 정기세일과 다를 바 없었다는 것이다.
정기세일에서 재미를 보지 못한 주요 백화점들은 최근 창립기념을 명목으로 또 세일을 시작했다. 매출을 늘리기 위해 창립기념 세일 외에도 앞으로 다양한 할인행사가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