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신협이 명예퇴직금의 과도한 지급을 막기 위해 규정을 개선하라는 금융당국의 권고를 수년째 무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8일 전국 신협 886곳 가운데 절반이 넘는 515곳(59.4%)이 명예퇴직금 관련 규정을 개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신협 금감원의 명예퇴직금 규정 개정 권고 무시, 신장식 “이행점검 철저히”

▲ 신협중앙회 전경.


금융감독원(금감원)은 2020년 신협중앙회 검사에 따른 제재조치를 통해 조합의 직원이 같은 조합의 상임 임원으로 선임됐을 때 명예퇴직금을 지급하지 말고 관련된 규정을 개정하라고 권고했다.

금감원의 개선 권고를 받은 신협중앙회는 이사회 결의를 거쳐 한 조합의 직원이 같은 조합의 상임임원으로 가는 경우 명예퇴직금을 받을 수 없도록 직원 퇴직급여 및 재해보상 표준규정을 개정했다. 

그러나 개정된 표준규정 적용 여부를 지역조합 이사회의 승인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임의규정을 두면서 사실상 금융당국과 중앙회의 권고가 실행되고 있지 않았다는 것이 신장식 의원의 설명이다.

금감원은 신장식 의원실에 “해당 규정이 조합 사정에 따라 수정·채택할 수 있는 임의규정이다 보니 특별한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신협 금감원의 명예퇴직금 규정 개정 권고 무시, 신장식 “이행점검 철저히”

▲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


이에 따라 신 의원은 규정을 채택하지 않은 조합 515곳이 향후 규정을 채택할지 여부도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해당 조합들이 규정을 채택하지 않은 기간 동안 명예퇴직금을 얼마나 지급해 왔는지 또한 확인되지 않는 상황이다. 

실제 부산의 한 신협 조합에서 3억3천만 원의 명예퇴직금이 지급됐고 서울의 한 신협 조합의 임원은 명예퇴직금 지급을 두고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신 의원은 “금감원이 권고를 내린 지 3년이 지나도록 이행률이 절반도 안 된다는 것은 신협중앙회와 지역 신협의 개선 의지가 있었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라며 “금융기관에 대한 권고 조치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금감원이 이행점검을 철저히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