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상반기 상장과 동시에 단숨에 국내 상장 게임사 시가총액 4위에 올랐던 시프트업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
한때 엔씨소프트 시총을 추월했던 시프트업 주가는 8월 중순부터 연일 내림세를 이어가더니 최근 공모가에 근접한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 시프트업 주가가 5일 상장 두 달 만에 공모가에 근접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사진은 지난 7월11일 시프트업 코스피 상장 첫날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념 행사 모습 <한국거래소> |
5일 코스피 시장에서 시프트업 주식은 전날보다 0.17%(100원) 높은 6만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7월11일 상장 첫날 한때 9만 원 가까이 올랐던 시프트업 주가는 이후에도 국내 증시가 역대 최대 하락폭을 나타냈던 8월5일 단 하루를 제외하고는 꾸준히 공모가를 웃돌았다.
하지만 최근 8월 중순 이후 내림세를 이어가다 공모가인 6만 원을 가까스로 웃도는 수준이다.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돈 점과 대표작 '승리의 여신: 니케'의 계절 이벤트를 지난 시점에서 성장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부각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시프트업은 유통을 직접 담당하지 않는 게임 개발사로, 매출 발생 시 순매출만 인식하는 만큼 영업이익률이 동일 업종 대비 크게 높은 편이다. 다만 올해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해 주가가 지난 8월14일 실적 발표 이후 하락하기 시작했다.
회사는 올해 연결 기준으로 상반기 매출 1026억 원, 영업이익 710억 원을 각각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21.6%, 영업이익은 18.2% 각각 증가했다.
윤예지 iM증권 연구원은 "시장 예상치를 밑돈 2분기 실적은 기업의 펀더멘탈 이슈가 아니라, 올 4월 말 출시한 콘솔 신작 '스텔라 블레이드'의 매출 인식 이연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3분기에는 2분기에 과소 반영된 매출 인식과 성수기 효과가 더해지면서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향후 실적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는 게 전반적 평가다.
2013년 설립된 시프트업은 소수 게임으로 성공을 거둔 게임 개발사다. '창세기전', '블러드 앤 소울' 등의 일러스트레이터 출신 김형태 대표가 2013년 설립한 회사다.
2013년 출시한 '데스티니 차일드' 서비스가 지난해 9월 종료되면서, 2022년 말 출시한 '승리의 여신:니케'와 올해 4월 출시된 '스텔라 블레이드' 단 2종의 게임만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승리의 여신: 니케'에 매출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구조다. 신작 스텔라 블레이드는 개발력을 입증했지만, 콘솔게임 특성 상 연내 지속적 매출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출시 2주년을 앞둔 '니케'는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지만, 수명이 짧은 모바일게임 특성 상 새로운 수익 창출이 필요한 상황이다. 차기작인 '프로젝트 위치스'는 개발 초기 상태로, 빨라야 3년 뒤에나 출시 일정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이사가 지난 4월26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런 가운데 김형태 대표가 내세운 사업 전략은 기존 두 게임의 해외 시장과 PC버전 등 다양한 플랫폼 확장이다. 신작 출시가 늦어지는 가운데 두 게임의 해외 확장이 앞으로 실적을 결정지을 전망이다.
김 대표는 대표작 '니케'의 중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콘솔게임 스텔라 블레이드의 경우 플랫폼을 PS5에서 스팀으로 늘릴 예정이다.
또 연내 니케의 중국 판호 획득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중국 텐센트와 유통 계약을 맺고 니케의 중국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텐센트라는 파트너를 확보한 만큼 니케가 중국에서 호실적을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지만, 중국 판호 발급 여부를 장담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2025년 초 출시가 예상되는 스텔라 블레이드의 PC 버전의 흥행 여부가 내년 실적을 가를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까지 신작이 없다는 단점이 드러나고 있는 시기라고 판단한다"며 "니케의 중국 진출과 플랫폼 확장 전까지는 주가가 제한된 범위 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