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타깃데이트펀드(TDF)에 조금 투자해보고 싶은데 어떤 상품이 좋을까요?”

“퇴직연금 상품 가운데 TDF2050 이런 것도 안전자산인가요?”
 
퇴직연금 장기투자 수요에 TDF시장 성장세, 투자 선택지도 점점 넓어진다

▲ 국내 퇴직연금시장이 400조 원 규모를 바라보면서 장기 자산배분형 상품인 타깃데이트펀드(TDF)에 개인투자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NH아문디자산운용의 하나로 TDF 광고 이미지. < NH아문디자산운용 >


대형 포털사이트 재테크 커뮤니티에서는 이처럼 TDF 상품에 관해 묻는 글들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국내 퇴직연금시장 성장에 따라 장기 자산배분형 상품인 TDF에 대한 개인투자자 관심이 높아지면서다.

자산운용사들도 상장지수펀드(ETF)와 더불어 연금시장을 핵심 먹거리로 꼽으면서 TDF 상품확대에 나서고 있어 투자자들의 선택지도 계속해서 넓어지고 있다.

5일 펀드정보제공기업 펀드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TDF 설정액은 9월 초 기준 10조698억 원에 이른다. TDF 시장은 2023년 말 8조 원 중반대를 보였는데 올해 들어 설정액이 빠르게 늘고 있다.

TDF는 은퇴 목표 시점을 정해두고 생애주기에 맞춰 자동적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주는 펀드 상품이다.

한창 일할 시기인 청년기에는 주식 등 위험자산 위주로 자산을 배분해 적극적으로 수익을 추구하고 은퇴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을 높여 자산보존에 무게를 싣도록 설계된다.

국내에서는 1년 전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운용지정제도)이 도입되면서 개인투자자들에게도 TDF 상품이 한층 친숙해지고 있다. 

디폴트옵션 승인 상품 기준 실적배당형 유형에서 TDF는 전체 적립금의 81%를 차지하고 있다.

TDF는 상품의 특성상 이름에는 어떤 포트폴리오의 상품인지 잘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다 비슷해 보이는 상품들도 운용사별로 투자시점별 자산배분에 차이가 있다. 이에 투자하기 전 포트폴리오와 운용전략, 보수 등을 두루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TDF는 목표시점에 따라 주식과 채권의 비중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목표시점 상품을 대상으로 3년 이상 장기수익률을 비교할 필요가 있다”며 “10년, 20년 장기투자하는 상품인 만큼 총보수비용이 낮은 펀드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2030 젊은 투자자들이 은퇴할 시점을 목표로 설정된 TDF 상품들로 보면 IBK자산운용의 ‘IBK로우코스트 TDF2045’와 NH아문디자산운용의 ‘하나로TDF2045’이 각각 3년 수익률 16.93%, 16.69%로 은퇴시점 2045년 유형 상품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IBK로우코스트 TDF2045는 판매수수료 등을 포함한 총보수는 오프라인형, 온라인형, 수수료 선취 등 조건에 따라 0.57~0.87%로 설정돼 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하나로TDF2045’ 상품은 판매수수료는 없지만 총보수는 연 1.32%다.

포트폴리오를 보면 IBK로우코스트 TDF는 주로 채권에 투자하는 국내와 해외 ETF 등 집합투자증권을 투자대상으로 한다. 

반면 NH아문디자산운용의 하나로TDF는 미국 대형주들을 주로 담고 있는 ETF인 ‘ISHARES CORE S&P 500 ETF’를 24.72%로 가장 많이 담고 있다. 

아예 ETF에 자산을 집중적으로 배분한 TDF 상품들도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ETF를담은TDF2045'는 글로벌 대표지수 바탕의 저비용 ETF 상품을 자산으로 삼아 장기 운용성과를 높이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실제 이 상품의 총보수는 연 0.58%로 상대적으로 낮다.
 
퇴직연금 장기투자 수요에 TDF시장 성장세, 투자 선택지도 점점 넓어진다

▲ KB자산운용이 8월 'KB온국민TDF 2060' 시리즈를 출시했다. < KB자산운용 >


삼성ETF를담은TDF2045 3년 수익률은 7.61% 수준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ETF로자산배분TDF2045도 뱅가드 S&P500 ETF를 비롯해 글로벌 기술주와 가치주 등을 담고 있는 ETF로 자산을 배분하는 상품이다. 3년 수익률은 7.54%, 총보수는 0.75%다.

TDF 시장이 커지면서 자산운용사들의 신규 고객 유치 경쟁도 활발해지고 있다. 

KB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최근 사회초년생들을 겨냥한 새로운 TDF 상품을 출시했다.

KB자산운용은 지난 주 은퇴시점을 30년 이상 뒤로 잡은 'KB온국민TDF2060(H), (UH)' 2종류와 'KB다이나믹TDF2060'을 신상품으로 내놨다. 키움자산운용도 8월 말 20대 사회초년생 고객을 위한 ‘키움 키워드림TDF2060’ 상품을 새롭게 추가했다.

현재 국내 TDF시장에서는 설정액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점유율 36%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이 17%로 2위, KB자산운용이 15%로 3위에 올랐다.

최재원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최근 해외 운용사를 보면 TDF 자산배분 전략을 더 적극적으로 수정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한국도 퇴직연금시장이 커질수록 운용사 경쟁이 심화하면서 보수율이 하락하고 수익률 강화를 위한 자산배분 노력이 계속될 것이다”고 바라봤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디폴트옵션에 TDF 상품이 편입되면서 가입이 쉬워졌고 은퇴시점에 맞춰 노후자금을 불리기 위한 수요로 TDF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다만 TDF 역시 손실위험이 있는 투자상품인 만큼 투자성향과 은퇴시점을 잘 고려해 상품에 가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