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을 활용해 예능 프로그램 화면에 노출된 일회용기를 파악하는 모습. <그린피스>
그린피스는 이화여자대학교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윤호영 교수 연구팀과 함께 국내 지상파 방송 3사(KBS, MBC, SBS) 예능 프로그램의 음료 용기 노출 실태를 조사한 보고서 ‘TV도 용기내-AI로 살펴본 예능 프로그램 내 일회용 플라스틱 실태’를 통해 이런 내용을 4일 발표했다.
그린피스는 이번 연구에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방송에 등장하는 대표적 음료용기를 학습하고 노출 유형과 비율을 분석했다. 또 노출 빈도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히트맵 분석을 통해 화면 내 음료 용기가 어느 위치에 자주 등장하는지도 파악했다.
조사 결과 예능 프로그램 19개 가운데 10개 프로그램에서는 화면에 노출된 음료 용기 가운데 80% 이상이 일회용 플라스틱인 것으로 나타났다. 플라스틱 컵, 유리컵, 종이컵, 세라믹컵의 노출 위치 분포는 유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그린피스는 방송에서 일회용기가 무분별하게 노출되고 있으며 일회용기를 충분히 다회용기로 대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일회용 음료 용기가 사용 상황을 예능 콘텐츠에서 미션 수행 등을 위해 음료 용기가 노출될 때, 촬영과 편집 과정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음료 용기 노출과 관련된 방침이 없는 상황, 특정 브랜드를 위한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 노출 등으로 분류했다.
KBS2 ‘1박2일’ 등이 예능 콘텐츠에서 미션 수행을 위해 일회용 플라스틱 음료 용기가 노출되는 유형으로 지목됐다. 해당 유형은 전체 방송에 걸친 일회용 플라스틱 음료 용기 노출 비중은 낮은 편이나 출연자가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일회용 플라스틱을 다수 사용했다.
특정 브랜드 노출 목적으로 일회용 플라스틱이 사용된 예능 프로그램으로는 SBS ‘동상이몽2 - 너는 내 운명’, KBS2 ‘불후의 명곡’ 등 패널이 출연하는 토크쇼 등으로 파악됐다.
플라스틱 사용이 의도적으로 배제된 긍정적 사례로는 MBC ‘안싸우면 다행이야’ 등이 꼽혔다. 해당 프로그램은 무인도에서 자연인과 자급자족하는 프로그램으로 식사 또는 음료를 섭취하는 장면이 아니라면 플라스틱 사용은 거의 나타나지 않았으며 스테인리스 컵 외에 일회용기 노출은 거의 없었다.
김나라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패이너는 “이번 연구 결과로 미디어에서 일회용 플라스틱이 얼마나 무분별하게 노출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미디어 업계는 대중들의 인식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인지하고 일회용 플라스틱 노출을 줄이고 다회용기 사용 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