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출 500대 기업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 <한국경제인협회> |
[비즈니스포스트] 대기업 10곳 가운데 6곳이 2024년 하반기 신규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계획을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하여 매출액 500대 기업 인사담당자(응답 12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하반기 대졸 신규채용 계획 조사’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대기업 10곳 가운데 6곳(57.5%)은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채용계획 미수립 기업은 40.0%, 채용이 없는 기업은 17.5%였다.
2023년 하반기 조사와 비교하면 올해 하반기 채용이 없다고 응답한 기업(17.5%)은 0.9%포인트 증가했고, 채용계획 미정이라고 응답한 기업(40.0%)은 8.0%포인트 감소했다. 채용계획을 수립한 기업(42.5%)은 7.1%포인트 늘었다.
한경협은 “올해 하반기 채용계획을 수립한 기업 비중(42.5%)이 작년(35.4%)보다 늘어난 것은 최근 기업들이 수시채용을 확대하면서 대규모 인력을 정해진 기간에 뽑는 공개채용과 달리 채용시기‧규모 등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어 채용계획 수립 부담이 완화된 영향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한 기업(42.5%) 가운데 전년 대비 채용 규모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기업은 64.8%, 줄이겠다는 기업은 17.6%, 늘리겠다는 기업은 17.6%로 나타났다.
2023년 하반기 조사와 비교하면, 작년과 유사한 규모로 채용하겠다는 기업(64.8%)이 작년 대비 7.0%포인트 늘었고, 채용을 줄이겠다는 기업(17.6%)과 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17.6%)은 각각 6.8%포인트, 0.2%포인트 줄었다.
기업들은 신규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겠다고 한 이유를 두고 수익성 악화․경영 불확실성 대응을 위한 긴축경영(23.8%)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 뒤를 이어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고금리·고환율 등으로 인한 경기부진(20.6%), 필요한 직무능력을 갖춘 인재 확보 어려움(17.5%) 순으로 응답했다.
신규채용을 늘리겠다고 응답한 기업들은 그 이유로 경기 상황에 관계없이 미래 인재 확보 차원(55.6%)을 가장 많이 지목했다. 이어서 회사가 속한 업종의 경기상황 호전(22.2%), 신산업 또는 새로운 직군의 인력수요 증가(11.1%) 등을 꼽았다.
응답 기업 10곳 가운데 7곳(70.0%)은 대졸 신규채용에서 수시채용 방식을 활용하겠다고 답변했다.
기업들은 신규채용 관련 애로사항으로 ‘적합한 인재 확보의 어려움’(35.5%)을 가장 많이 꼽았다. 구체적으로 요구수준에 부합하는 인재 찾기 어려움(29.0%), 신산업‧신기술 등 과학기술 분야 인재 부족(6.5%)으로 나타났다.
인력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직군으로는 연구‧개발직(28.8%)을 가장 많이 지목했으며, 이어서 전문‧기술직(27.1%), 생산‧현장직(20%) 순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대졸 신규채용 증진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 개선과제로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 투자·고용 확대 유도(37.5%)를 꼽았다. 이어서 고용증가 기업 인센티브 확대(27.5%), 신산업 성장동력 분야 기업 지원(12.5%) 등을 답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하반기 세계경기 둔화 우려, 내수부진, 경기심리 악화 등 경영환경 악화로 기업들의 보수적인 채용이 예상된다”며 “신규채용 확대를 위해서는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등 기업경영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입법 논의를 지양하고, 각종 지배구조‧진입규제를 완화함으로써 신산업 발굴과 기업투자‧고용 확대를 유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