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3나노 파운드리 성공에 2나노 투자 늘려, 삼성전자 인텔과 격차 벌리나

▲ 대만 TSMC가 3나노 및 5나노 반도체 미세공정 투자로 우수한 성과를 거두면서 2나노 파운드리 설비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TSMC가 3나노 반도체를 주로 생산하는 대만 제18공장.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가 3나노 및 5나노 파운드리 미세공정에 막대한 금액을 투자했지만 고객사 수주 실적에 힘입어 이를 성공적으로 회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TSMC는 내년 양산을 앞둔 2나노 반도체 설비 구축에 자신감을 확보한 만큼 공격적 투자로 삼성전자와 인텔 등 경쟁사와 격차를 더 벌리는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23일 “TSMC 3나노와 5나노 공정 가동률은 현재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연말까지 이런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3나노와 5나노 미세공정은 엔비디아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애플 아이폰용 프로세서 등 대형 파운드리 고객사의 제품 생산에 활용되는 주력 공정이다.

디지타임스는 이러한 최신 파운드리 기술의 고객사 수주 성과가 TSMC의 실적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체 매출에서 두 공정이 차지하는 비중은 50% 안팎에 이른다.

TSMC는 특히 지난해 양산을 본격화한 3나노 공정으로 애플은 물론 엔비디아와 AMD, 인텔과 퀄컴, 미디어텍 등 대형 시스템반도체 기업의 위탁생산 주문을 사실상 독식했다.

3나노 파운드리 도입 초반에는 생산 능력 부족으로 애플 이외 고객사 수주에 한계를 맞았지만 증설 투자에 속도를 내며 대규모 물량 확보에 성공한 셈이다.

삼성전자도 3나노 미세공정 상용화에 앞서나가며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를 추격하는 데 속도를 냈지만 아직 외부 고객사의 수주 성과는 크게 밀리는 수준이다.

디지타임스는 TSMC가 파운드리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통해 3나노 및 5나노 설비 투자에 들인 막대한 금액을 회수한 유일한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TSMC가 최근 연간 시설투자 예산을 최대 320억 달러(약 43조 원)로 상향해 내놓은 점이 이런 평가의 근거로 꼽혔다. 경쟁사인 인텔이 투자금을 대폭 축소하기로 한 것과 차이를 보인다.
 
TSMC 3나노 파운드리 성공에 2나노 투자 늘려, 삼성전자 인텔과 격차 벌리나

▲ TSMC 반도체 생산공정 홍보용 이미지.

디지타임스는 “TSMC는 과감한 투자로 인공지능 시장 성장에 따른 기회를 온전히 누릴 자금 여력을 갖추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인텔을 모두 뛰어넘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TSMC는 3나노와 5나노 미세공정 투자를 성공으로 이끈 전례를 차기 2나노 파운드리에도 재현하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공격적 증설 기조를 이어간다는 의미다.

현재 TSMC는 대만 신주와 가오슝 등 지역에 최소 9곳의 신규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 가운데 5곳이 2나노 전용 공장으로, 4곳은 차기 1.4나노 생산 설비로 추진되고 있다.

디지타임스는 미세공정 기술 발전과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공장 1곳을 신설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 최소 100억 달러(약 13조4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따라서 TSMC의 파운드리 공장 투자 계획은 2나노 등 차세대 공정에서도 우수한 수주 성과를 거둘 것이라는 확신을 바탕에 두고 추진되고 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와 인텔 등 경쟁사는 아직 대형 고객사 반도체 위탁생산 물량 확보를 자신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따라서 TSMC와 같이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기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2나노 등 차기 파운드리 기술에서도 TSMC가 압도적 생산 능력과 규모의 경제효과를 앞세워 시장 지배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충분한 것으로 분석된다.

디지타임스는 “TSMC의 설비 투자 규모는 감명이 깊을 정도”라며 “앞으로 삼성전자 및 인텔과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TSMC는 2나노 파운드리를 도입한 뒤 수주 성과가 3나노 공정 상용화 초반보다 더 우수한 수준을 보일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디지타임스는 삼성전자와 인텔이 시스템반도체를 직접 설계해 생산하고 있음에도 막대한 투자 대비 성과를 확인하는 데 고전하고 있다며 파운드리 사업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