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KT스카이라이프가 TV 광고 시장의 부진으로 힘겹게 '실적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최영범 KT스카이라이프 대표이사는 콘텐츠 부문 투자 속도를 조절하는 비용관리에 치중하며 하반기 흑자전환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KT스카이라이프 실적 '보릿고개', 최영범  콘텐츠 투자 속도조절 한다

최영범 KT스카이라이프 대표이사가 하반기 흑자전환에 주력하고 있다. < KT스카이라이프 >


18일 방송통신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KT스카이라이프가 4년 전과 비교해 영업이익이 급격히 쪼그라들면서, 수익성 개선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KT스카이라이프는 2024년 2분기 연결기준으로 2억 원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였던 영업이익 71억 원을 한참 밑돈 것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4년째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있다.

2020년 연결기준 738억 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021년 730억 원, 2022년 632억 원, 2023년 142억 원까지 급속하게 줄었다. 2024년 상반기 영업이익은 27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

본업인 위성방송이 꾸준히 가입자 감소를 겪고 있는 데다가 최근 광고 시장도 급격히 악화한 영향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KT스카이라이프의 2024년 2분기 적자전환을 두고 “TV 광고 경기가 극도의 부진을 지속하고 있고, 통상적으로 하반기에 반영됐던 방송발전기금 등 일부 비용을 올해부터 평탄화해 반영한 영향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올해부터 KT스카이라이프를 이끌고 있는 최영범 대표의 첫 번째 과제로 수익성 개선이 꼽히는 이유다.

KT스카이라이프는 최근 몇 년 동안 콘텐츠, 인터넷, 알뜰폰  등 신사업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왔다. 이 가운데 ENA 채널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 사업의 성과가 가장 두드러졌다.

콘텐츠 부문 매출은 2021년 512억 원 수준에서 2023년 881억 원으로 2년 만에 약 72% 증가했다. 올해는 1천억 원의 가까운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콘텐츠 부문의 성장은 오히려 KT스카이라이프의 재정적 부담으로 돌아왔다.

올해 상반기 기준 프로그램 투자비용이 517억 원인 반면 광고매출은 273억 원으로, 여전히 버는 것보다 투자에 들어가는 금액이 크기 때문이다.

최영범 사장은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콘텐츠 투자 속도조절에 나섰다.

올해 상반기에 이미 제작비가 많이 드는 드라마 제작을 줄이는 대신 기존에 강점이 있는 예능을 중심으로 제작을 진행하면서 콘텐츠 투자비를 지난해 대비 30% 가까이 줄인 것으로 파악된다.

KT스카이라이프 자회사가 보유한 ENA 채널은 ‘나는 솔로’, ‘강철부대’ 등 인기 자체 제작 예능을 보유하고 있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KT스카이라이프는 제작비 부담이 큰 드라마 편성을 줄이고 기존 강점이었던 예능 제작을 활성화하면서 실적 부담 완화와 ENA 채널 가치 상승에 집중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비용 부담이 다소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T스카이라이프 실적 '보릿고개', 최영범  콘텐츠 투자 속도조절 한다

▲ KT스카이라이프가 하반기에는 콘텐츠 투자 비용을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에는 콘텐츠 투자 비용을 더 적극적으로 감축할 것으로 보인다.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ENA 채널 인지도 상승에 따라 유료방송 광고 시장점유율이 2022년 1분기 3.3% → 2024년 2분기 5.6%까지 상승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광고 시장 회복이 요연해 아쉬울 따름”이라며 “하반기에는 좀 더 적극적으로 투자비를 줄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회사인 KT와 망 사용료 대가 협상을 통해 비용 부담을 줄이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2023년 유·무선 망 사용료로 1187억 원을 지출했는데, KT스카이라이프 이사회 내에서 그동안 KT에 유리하게 책정됐던 망 사용료 대가산정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 대표도 망사용료 현실화를 위해 KT 측과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KT스카이라이프가 수익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당장 비용을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며 “최 대표도 우선 숫자로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