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천종윤 씨젠 대표이사가 코로나19 이후 중장기 사업 전략으로 제시한 기술공유사업이 코로나19 재유행에 따라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최근 코로나19가 다시 국내에서 유행함에 따라 앞으로 코로나19에 대한 유전자증폭(PCR) 수요가 늘어난다면 기술공유사업을 위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코로나19 재유행에 씨젠 수혜 기대 커져, 천종윤 기술공유사업 육성도 가속화

▲ 씨젠이 해외 현지법인 설립을 검토하면서 천종윤 씨젠 대표이사(사진)의 기술공유사업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16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씨젠은 기술공유사업의 일환으로 이스라엘을 포함해 현지 법인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천 대표가 지난해 7월 코로나19의 호재가 끝난 이후 중장기 사업 비전으로 제시한 기술공유사업이 구체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천 대표는 현재 씨젠의 기술공유사업을 위해 국제 과학학술지 '네이처'를 발행하는 스프링거네이처와 글로벌 IT기업 MS(마이크로소프트), 이스라엘 진단기기 기업 '하이랩', 스페인 진단기기 기업 '웨펜'과 협력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스페인 등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이 위치한 곳에 해외법인을 설립하면서 사업이 더욱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술공유사업은 씨젠의 PCR 노하우를 세계 진단기업 등에 무료로 나눠주고 현지 맞춤형 제품을 개발 및 생산하는 사업을 말한다. 이렇게 개발된 제품의 글로벌 판권을 씨젠이 갖는 방식으로 수익화 모델을 갖추고 있다.

천 사장은 당시 “연간 10~15개 기업을 선별 및 공유사업을 진행하고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와 협력할 것”이라며 “당장 2년 내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 씨젠은 지난해 9월 네이처와 협력해 진단시약 개발 프로젝트를 위한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열고 26개 프로젝트가 선정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씨젠은 올해1월 자궁경부암 선별검사를 위한 국제기준 적합 판정 결과 논문을 내놓은 뒤에 ‘유로진 2024’학회에서 국제표준 제품 선정이 되는 등의 성과를 내기도 했다.

기술공유사업이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는 가운데 최근 다시 국내에서 코로나19 재유행도 사업 가속화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재유행에 씨젠 수혜 기대 커져, 천종윤 기술공유사업 육성도 가속화

▲ 씨젠 회사 전경.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8월 둘째 주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수는 잠장 1357명으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환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코로나19 유행 때 수혜를 본 씨젠으로서도 실적 기대감이 높을 수밖에 없다.

씨젠은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됐던 2020년 매출 1조2525억 원을 낸 이후 2021년 매출 1조3708억 원을 거두며 창립 이후 최대 규모의 매출 기록을 새로 쓴 바 있다.

2022년에도 매출 8534억 원을 거두며 코로나19 수혜를 톡톡히 봤다.

물론 올해 4월 코로나19 위기 단계가 ‘경계’에서 ‘관심’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코로나19 고위험군에 속하는 60세 이상 고령자, 면역저하자, 기저질환자 가운데 증상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자가분담금 50%를 내야 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코로나19 재유행에 따라 정부 정책이 바뀐다면 기존 코로나19 유행 때처럼 수혜를 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기술공유사업을 위한 자금 확보도 더욱 든든해질 것으로 보인다.

씨젠은 코로나19 유행 당시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기술공유사업 확장을 위해 인수합병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씨젠은 올해 1월 사용자 경험 및 사용자 인터페이스 기획 컨설팅업체 브렉스 지분 100%를 인수한 이후 올해 6월 소프트웨어 개발사 펜타웍스 지분 100%를 인수했다.

기술공유사업을 위해선 선행 작업으로 디지털전환이 필요한 데 이를 내재화하기 위해 IT기업을 인수하며 역량 내재화에 나선 것이다.

씨젠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아직까지 코로나19 관련해 내부적으로 눈에 띄는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기술공유사업의 경우 현지 업체들과 협업을 통해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