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대형 게임사들이 2분기에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낸 반면 중소형 게임사들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게임업계의 양극화가 심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위메이드, 컴투스, 카카오게임즈 등 중소형 게임사들은 비핵심 계열사와 프로젝트 정리, 비용 및 인력 감축 등 경영효율화에 박차를 가하며 사업체질 개선에 힘주고 있다.
 
게임업계 '실적 양극화' 뚜렷, 위메이드 컴투스 카카오게임즈 경영효율화 박차

▲ 카카오게임즈는 하반기 주요 부문 중심으로 경영 효율화에 나선다는 계획을 밝혔다. <카카오게임즈>


12일 게임·정보통신(IT) 업계에 따르면 전반적 침체 분위기 속에서 중소형 게임사들은 영업비용을 줄이거나 비주력 자회사 정리 같은 사업구조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카카오게임즈는 하반기부터 사업성이 낮은 프로젝트를 정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선택과 집중 기조에 따라 스크린골프 사업을 하는 카카오VX, 무선통신기기 사업을 하는 세나테크놀로지 등 비핵심 사업과 계열사 매각을 추진한다.

기존 게임 매출이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비핵심 자회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내면서 경영환경이 악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카카오게임즈는 연결 기준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9.4% 줄어든 28억 원을 냈다.

특히 2분기 모바일게임 매출은 2021년 카카오게임즈의 대표적 지식재산(IP)인 오딘 출시 이후 가장 부진했다. 카카오게임즈는 마케팅비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가량 크게 줄이면서 지출을 관리했지만 어닝 쇼크를 피하지 못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6일 보유한 2700억 원 규모의 크래프톤 주식을 교환사채로 처분해 투자자산을 유동화하기도 했다. 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향후 게임사 지분투자와 운영자금에 활용한다. 

위메이드도 하반기 사업 재편을 이어간다. 위메이드는 올해 3월 박관호 의장 취임 이후 선택과 집중을 이어오면서 블록체인 사업을 비롯해 비주력 사업을 축소했다. 

박 의장은 취임 당시 "적자 규모가 커 회사 비용을 최적화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상원 위메이드 IR실 전무는 2분기 실적 발표 뒤 컨퍼런스콜에서 "상반기에는 블록체인 사업에 대해 선택과 집중을 이어왔는데 이를 통해 하반기부터는 성과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위메이드는 비용 효율화로 2분기 적자 폭을 줄이는 데는 성공했지만 흑자 전환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위메이드는 연결 기준 영업손실 241억 원을 냈다.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을 낸 동시에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컴투스도 인력 축소를 포함해 하반기 경영 효율화 노력을 이어간다. 

컴투스는 올해 남재관 대표 부임 이후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해왔던 메타버스, 미디어 사업을 정리하고 본업인 게임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 7월 108억 규모 데브시스터즈 지분을 정리하는 것을 포함해 비핵심 자산 유동화로 경영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남재관 대표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경영 효율화를 꾸준히 해나갈 예정"이라며 "지난해부터 계열사 컴투버스 인력을 100명 이상 정리했고 본사도 연초 인력 일부의 정리가 있었다"고 말했다. 

마케팅, 인건비 등 2분기 전반적인 영업비용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5% 가량 크게 줄이면서 컴투스는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 겨우 영업흑자를 냈다.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14억 원을 기록했다. 

이밖에 중소형 게임사들의 힘든 상황은 대부분 비슷하다. 

데브시스터즈는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49억 원을 내면서 흑자 전환했지만 앞서 지난해 하반기 이뤄진 비용 효율화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인건비를 22.6% 가량 줄였다. 

일부 대형 게임사들은 예상을 웃도는 2분기 깜짝 실적을 냈지만 이런 훈풍이 중소형 게임사까지는 전반적으로 미치지 못한 모습이다. 
 
게임업계 '실적 양극화' 뚜렷, 위메이드 컴투스 카카오게임즈 경영효율화 박차

▲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중국에서 흥행하면서 2분기 실적 증가세를 이끌었다. <넥슨> 


올해 2분기 넥슨과 넷마블, 크래프톤 등 대형 게임사들은 신작 성과에 힘입어 '역대급'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넥슨은 대표 IP '던전앤파이터'가 중국에서 흥행하면서 역대 2분기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해외에서 성과를 내면서 2분기 영업이익으로 452억 엔(3974억 원)을 냈다. 

넷마블도 올해 출시한 '나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를 비롯한 신작들의 흥행에 힘입어 깜짝 실적을 냈다. 매출 7821억 원, 영업이익 1112억 원을 올리면서 시장 예상치를 큰폭으로 웃돈 데 이어 역대 2분기 최대 매출을 냈다. 

크래프톤도 2분기 매출 7070억 원을 내면서 1분기에 이어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경신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32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2.6% 늘었다. 기존 흥행작 PUBG: 배틀그라운드가 호실적을 이끌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업계 전반적인 경영환경이 긍정적이지 않은 가운데 신작 성과나 기존 IP 흥행 등 개별 모멘텀이 존재했던 개별 기업들 중심으로 좋은 실적이 나온 것 같다"며 "하반기에는 기대작들의 출시가 이어지는 만큼 상반기보다 좋은 성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