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이어 상업·업무용 빌딩도 꿈틀, '서울 불패' 시장 전망은 엇갈려

▲ 서울 주요지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부동산 시장 회복세가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상업·업무용 빌딩도 서울 중심의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선 하반기 서울 핵심지를 중심으로 상업용 부동산 거래가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선 내년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1일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오피스 공실률은 전국 2022년 1분기 10.4%에서 내림세가 이어져 2024년 2분기 8.6%까지 하락했다. 같은 기간 서울은 7.1%에서 5.4%로 떨어졌다. 

상업용 빌딩은 서울의 중대형 매장만 공실률 회복 조짐을 나타냈다. 

중대형 매장(상가 시설로 3층 이상이거나 연면적 330㎡ 초과) 공실률은 전국적으로 13.2%에서 13.8%로 상승했는데 서울은 9.5%에서 8.5%로 하락했다. 소규모 매장은 전국적으로 6.4%에서 8%, 서울 6.2%에서 6.5%로 모두 상승했다.

분기 투자수익률은 전국과 서울 모두 2023년 3분기를 저점으로 모든 유형에서 반등세를 보였다. 투자수익률은 임대료 등 빌딩운영에 따른 소득수익률과 부동산가격 변화로 발생하는 자본수익률을 합산해 계산한다.

가장 높은 분기 투자수익률을 나타낸 유형은 서울 오피스로 지난해 3분기 1.23%에서 올해 2분기 1.99%까지 높아졌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임대시장 전반은 비대면 문화 확산과 함께 지속적으로 둔화됐지만 사태가 진정되면서 서울 주요 업무지구와 대형 상권이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상업용 부동산 거래량을 살펴봐도 임대시장의 관심이 서울 핵심지에 집중되는 모습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상업용 부동산 정보기술업체 부동산플래닛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분기 전국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량은 모두 3719건으로 1분기(3381건)보다 10% 상승했다. 

거래금액은 1분기(8조95억 원)보다 13.6% 증가한 9조98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서울이 5조3294억 원으로 58.6%의 비중을 차지했다. 

시군구별로 살펴보면 △서울 강남구(1조6134억 원) △서울 중구(1조5954억 원) △서울 서초구(4661억 원) △서울 종로구(3039억 원) △서울 용산구(1747억 원) 순으로 거래량 상위 5위를 모두 서울 지역이 차지했다.

상업용 부동산 종합서비스 업체 CBRE에 따르면 임차인들이 최신 편의시설이 갖춰진 사무공간을 선호하는 현상(Flight to Quality)이 나타나고 있어 서울 핵심지 오피스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파트 이어 상업·업무용 빌딩도 꿈틀, '서울 불패' 시장 전망은 엇갈려

▲ 파르나스타워와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전경. <파르나스호텔>


제조기업인 더파운더즈는 본사를 8월 강남 파르나스타워로 이전한다. 알리익스프레스도 같은 건물로 한국 본사를 이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르나스타워는 서울 강남권에서도 월 임대료가 가장 비싼 오피스로 꼽힌다.

상업용 빌딩의 사례를 살펴보면 서울 대형 상권이 소비자들을 유인하는 데 성공하면서 중대형 매장을 중심으로 수혜가 집중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상반기 △팝업스토어의 성지로 꼽히는 성수동 △시티브리즈와 로라로라 등 패션매장이 집결한 한남동 △전통상권으로서 입지를 다진 가로수길과 강남 등이 높은 인기를 끌었다.

뷰티와 패션 등 다양한 브랜드의 신규 확장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대형 상권의 회복세에 힘을 더하고 있다. 특히 공격적 매장 확대에 나서고 있는 CJ올리브영은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30%성장한 5조 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이지스자산운용 투자전략실은 하반기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약하고 느린 회복세를 나타내는 한편 좋은 입지의 대형 오피스 쏠림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 인하 기대감과 함께 프라임급 우량 자산을 선점하려는 투자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상업용 부동산의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찮다.

상업용 부동산 거래는 상반기 회복세를 나타냈지만 거래가 활발하던 2021년 2분기(약 27조6천억 원)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는 못했다. 서울 핵심지를 비롯한 일부 지역 매물만 인기를 끌고 있다는 사실도 시장 전망을 어둡게 한다. 

상업용 부동산 종합 서비스 기업 알스퀘어는 최근 보고서에서 오히려 서울 주요 권역 오피스 공실률이 소폭이나마 높아지고 있으며 주요 대기업 계열사가 임차공간 효율화에 나서고 있는 만큼 하반기 상업용 부동산 임대시장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놨다. 

또 다른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업체 젠스타메이트도 기관의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돼 있다고 지적했다. 

젠스타메이트는 부실 자산 문제가 해결되고 금리가 본격적으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까지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거래 규모가 본격적 회복 궤도에 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