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자산운용사들이 머니마켓 상장지수펀드(ETF) 등 ‘파킹형’ 상품군을 늘리면서 시장의 대기성 자금 수요 잡기에 나서고 있다.

증시 변동성을 피해 은행 예금 외 안정적 투자상품을 찾는 투자자들은 운용사의 다양한 상품 출시에 선택지가 넓어지고 있다.
 
흔들리는 증시에 '똘똘한 파킹' 좆는 투자자, MMF ETF 선택지 계속 넓어진다

▲ 자산운용사들이 단기 투자처를 찾는 수요에 대응해 머니마켓 ETF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 KB자산운용 >


다만 똑같은 머니마켓 ETF들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운용보수, 포트폴리오 전략이 조금씩 다른 만큼 각자에 맞는 상품을 잘 고르는 것도 재테크족의 필수 요건이 되고 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6일 삼성자산운용이 ‘KODEX 머니마켓액티브’를 출시하면서 머니마켓펀드(MMF)형 ETF 상품을 출시한 국내 자산운용사는 7곳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5월 KB자산운용의 ‘RISE 머니마켓액티브’를 시작으로 올해에만 키움투자자산운용의 ‘히어로즈 머니마켓액티브’, 한화자산운용의 ‘PLUS 머니마켓액티브’, 하나자산운용의 ‘1Q 머니마켓액티브’, 신한자산운용의 ‘SOL 머니마켓액티브’,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머니마켓액티브’ 등 6개 운용사가 관련 상품을 출시했다.

머니마켓펀드는 단기국채나 기업어음(CP) 등에 투자하는 초단기금융상품이다. 은행의 저축예금보다 더 높은 이자를 기대할 수 있어 잠시 대기성 자금을 넣어두는 펀드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머니마켓 ETF는 기존 머니마켓펀드와 같이 단기채권과 기업어음, 일부 예금과 같은 현금성 자산을 포트폴리오에 담는 상품이다. 단 머니마켓펀드에 적용되는 채권 종목별 분산투자요건, 잔존만기 요건 등 규제에서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수익률 추구에 더 적극적일 수 있다.

실제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머니마켓 ETF는 모두 액티브 상품으로 운용된다. 각 운용사들의 머니마켓액티브 ETF는 초단기채권을 기본으로 편입하지만 포트폴리오는 차이가 있다. 

상품 이름은 다 ‘머니마켓액티브’로 똑같은 듯 보여도 운용역의 능력에 따라 성과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자산운용사들은 머니마켓 ETF 운용보수 등을 두고도 경쟁하고 있다.

머니마켓 ETF는 애초 기존 머니마켓펀드보다 평균 보수가 낮다. 삼성자산운용 KODEX 머니마켓액티브는 여기에서 거래비용을 더욱 절감하는 전략을 내걸었다. KODEX 머니마켓액티브는 ETF 1주당 10만 원대로 상장했다.

현재 시장의 나머지 머니마켓액티브 ETF는 모두 1주당 5만 원대를 기준가격으로 하고 있다. 결국 단위가 2배인 KODEX 머니마켓액티브는 단위 호가당 거래비용을 절반으로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는 셈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7월 HANARO 머니마켓액티브 ETF를 상장하면서 처음부터 보수를 경쟁사보다 낮췄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머니마켓액티브 ETF 총보수는 연 0.04%로 다른 운용사들(0.05%)과 비교해 0.01%포인트 낮다.
 
흔들리는 증시에 '똘똘한 파킹' 좆는 투자자, MMF ETF 선택지 계속 넓어진다

▲ 삼성자산운용이 6일 KODEX 머니마켓액티브 ETF를 상장했다. <삼성자산운용>


머니마켓 ETF는 이밖에도 6개월~12개월 묶어둬야 하는 보통의 예적금 상품들과 달리 하루만 맡겨도 이자수익을 챙길 수 있고 ETF인 만큼 주식처럼 편하게 거래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최근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미국의 본격적 기준금리 인하 전망 등으로 시장금리가 내려가면서 같이 하락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5일부터 예금상품별 금리를 연 0.15~0.20%포인트 인하했고 신한은행도 2일부터 쏠편한정기예금 등 36~60개월 이상 예금상품 금리를 0.05~0.20%포인트 내렸다.

이에 머니마켓 ETF처럼 안정성을 일정 부분 보장하면서 예금보다 수익률을 높인 단기투자상품들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KB자산운용의 RISE 머니마켓액티브는 2023년 5월 상장 뒤 수익률이 5.39% 수준이다. 최근 1년 수익률은 4.37%로 국내 ETF 시장에 상장된 파킹형 ETF 상품들 가운데서도 높다.

RISE 머니마켓액티브는 6일 기준 순자산이 1조8096억 원에 이른다.

한화자산운용의 PLUS 머니마켓액티브는 올해 3월26일 상장 뒤 4개월여 만에 순자산이 4227억 원으로 불어났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의 히어로즈 머니마켓액티브(3996억 원), 하나자산운용의 1Q 머니마켓액티브(3330억 원) ETF도 순자산이 3천억 원대를 보이고 있다.

다만 머니마켓 ETF 등 파킹형 ETF라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파킹형 상품의 경우 성과를 높이기 위해 고위험채권 투자비중을 높여 단기적 고금리를 투자 포인트로 내세우는 사례도 있다"며 "이는 단기 시장 충격 때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효과적 파킹형 상품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머니마켓 ETF 등 파킹형 상품은 언제든지 현금화할 수 있는 환금성이 중요한 만큼 풍부한 거래량과 호가 경쟁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