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증권가에서 팀코리아의 체코 원자력발전소(원전) 수주금액이 해외 원전 건설단가 대비 낮기는 하지만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5일 "미래 원전 EPC(설계·시공·조달) 수익성을 지금 알 수는 없지만 기존 원전 설계 영업이익률이 50%에 육박하는 점을 감안할 때 투자 매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한다"며 체코 원전 수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유진투자 “체코 원전 수주액 상대적으로 낮지만 비용 절감할 수 있어 긍정적"

▲ 한수원 등 팀코리아의 체코 원전 수주금액을 경쟁사와 동일한 케이스로 비교하면 안 된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황 연구원은 "미국 수출 승인, 웨스팅하우스와 라이선스 관련 소송 이슈 등 아직 해결한 문제점들이 있다"면서도 "정부는 본계약이 체결될 내년 3월까지 해당 이슈를 해결하겠다고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연방규정집(CFR)은 미국기업이 미국 원전기술을 해외에 수출할 때 통제조치를 기술하고 있다. 미국 웨스팅하우스는 이를 근거로 한수원에 소를 제기했으나 미국 법원은 웨스팅하우스가 원고자격이 없고 미국 정부만 자격이 있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황 연구원은 웨스팅하우스는 항소를 준비하고 있으며 한수원이 2023년 4월 미국 에너지부에 원전수출 승인을 요청했다가 기각된 바도 있어 분쟁을 지속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다만 그는 "2023년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은 수출통제 규정과 지적재산권을 존중하는 가운데 원자력 협력에 참여하기로 약속한다'는 문구가 존재해 원만한 해결을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저가 수주 우려와 관련해서는 핀란드, 프랑스, 미국, 영국의 원전은 건설단가가 ㎾(킬로와트)당 평균 1만 달러를 상회해 한수원의 입찰 가격이 낮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체코 원전 건설단가는 ㎾당 8516달러 수준이다.

황 연구원은 “연료 비용등을 제외한 체코 원전 예상 사업비 규모가 한국에서 건설한 신한울 원전에 비해 2배 이상이다”며 “경쟁사 프랑스 EDF EPR(Gen 3+)원자로와 같은 모델이 아니기 때문에 동일한 사례로 비교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유럽이 안전규제를 강화한 점이 핀란드, 프랑스, 영국 원전의 공기와 비용을 증가시킨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AP1000, 프랑스의 EPR은 Gen 3+ 원전으로 새 격납건물 설계를 적용하면서 비용이 증가했다. 간접비와 노무비 영향으로 건설비용이 늘어나면서 안전 규정을 충족하기 위해 보수적 예산 편성이 필요해졌다.

황 연구원은 건설비용 증가를 두고 "결국은 그들의 문제"라며 "한국은 철근/철골 혼잡 감소, 시공 경험, 신소재 적용 등으로 AP1000, EPR 대비 비용을 최대 41~58% 절감할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황 연구원은 원자력 발전 확대 정책에 힘입어 글로벌 원전수요가 늘고 있는 데에 주목하며 2035년까지 글로벌 신규 원전건설은 최대 5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앞으로 재생에너지 위주로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된다고 봤지만 재생에너지의 보완을 위해 원전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2050년까지 원자력 발전량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원전 건설에 약 10년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2040년 설비용량 목표 충족을 위해 2033년까지 매년 19~33GW(기가와트)의 신규 원전 건설이 필요하다. 이 수치는 원전건설 전성기였던 1970년대(연간 26.5GW)와 비슷한 수준이며 최근 10여 년 평균 착공 실적의 3~5배 이상 규모다.

영국 원전협회는 2035년 소형모듈원전(SMR)의 시장규모를 15GW로 예상하기도 했다.

황 연구원은 K-원전 수혜기업으로 한전기술과 두산에너빌리티를 꼽았다. 체코 원전 4기에 더해 폴란드 2기, 루마니아 2기, 기타 2기를 수주하면 한전기술 연간 영업이익은 2천억 원, 두산에너빌리티 연간 영업이익은 15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황 연구원은 "영일만 대왕고래 가스전에 대한 시각도 여전히 긍정적"이라며 유틸리티업종에서 한전기술, 한전KPS, 한국가스공사, 포스코인터내셔널 등을 추천했다. 김규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