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CXMT가 자체 HBM2 양산체계 구축에 성공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CXMT 메모리반도체 기술 홍보용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창신메모리(CXMT)가 자체 기술로 개발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양산을 시작한 것으로 파악된다. 당초 목표로 했던 일정을 2년 가까이 앞당겼다.
미국 정부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HBM 대중국 수출 규제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망 자급체제 구축에 속도가 붙고 있다.
5일 톰스하드웨어와 디지타임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CXMT는 당초 2026년 양산을 목표로 하던 HBM2 대량 생산을 이미 시작한 것으로 파악된다.
톰스하드웨어는 CXMT가 올해 초부터 HBM 생산에 필요한 반도체 장비 물량을 확보해 왔다며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와 램리서치 등 미국과 일본 기업의 제품을 수입했다고 전했다.
HBM은 엔비디아 등 기업의 인공지능 반도체에 주로 사용되는 고사양 D램이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상위 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일반 D램과 비교해 복잡한 공정이 활용되는 만큼 메모리반도체 후발주자인 CXMT가 단기간에 이를 개발하고 양산하는 데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외신 보도 내용대로라면 CXMT가 이러한 기술 난제를 극복하고 양산체계를 갖춰내며 저력을 증명한 셈이다.
톰스하드웨어는 CXMT의 HBM2 생산 수율 등 정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상위 경쟁사와 비교하면 아직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추정된다.
HBM은 생성형 인공지능 분야에 쓰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데이터서버와 슈퍼컴퓨터용 반도체에 핵심 부품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중국의 인공지능 기술 발전을 막기 위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HBM 중국 수출을 제한하는 규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CXMT가 이러한 조치에 앞서 중국의 자체 기술로 HBM 양산에 성공했다면 미국의 대중국 기술 규제에 따른 압박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
이번에 CXMT가 양산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HBM2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최신 기술인 HBM3E와 비교하면 성능이 떨어진다.
다만 중국 인공지능 반도체 선두 기업인 화웨이가 주력 제품 ‘어센드910’ 시리즈에 HBM2 반도체를 활용하는 만큼 중국의 공급망 자급체제 구축 노력에는 충분히 기여할 공산이 크다.
중국 정부는 미국 규제에 맞춰 자국 반도체 기업들의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키우겠다는 목표를 두고 관련 업체들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톰스하드웨어는 “CXMT가 HBM2 양산을 2년 가까이 앞당긴 것은 중국의 반도체 자급체제 구축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이는 중국에 상당한 성과로 볼 수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