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소형전지사업에서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타격을 받고 중대형전지사업에서 중국 전기차 고객사 확보에 차질을 겪는 등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삼성SDI는 3분기에도 적자폭을 확대하며 장기부진에서 탈출할 길이 가시밭길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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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남성 삼성SDI 사장. |
김익현 삼성SDI 경영지원팀 상무는 27일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삼성SDI는 갤럭시노트7 사태와 중국정부의 전기차 정책 불확실성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가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에 공급한 배터리에서 발화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결함이 발견되며 삼성SDI의 배터리 공급이 크게 줄었다.
삼성SDI는 갤럭시노트7 영향으로 3분기 소형전지부문 적자폭이 지난해 3분기보다 2배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최소 1천억 원 이상의 적자를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대형전지의 경우 전기차 최대시장인 중국에서 공급차질이 계속되며 큰 폭의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중국정부가 삼성SDI의 전기차배터리에 안전성 인증을 통과하지 않아 중국 자동차업체들이 정부보조금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삼성SDI의 배터리 탑재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오동구 삼성SDI 자동차전지마케팅부장은 “중국정부가 예상과 달리 3분기에 추가인증절차를 진행하지 않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정확한 시기를 예측하기 어렵지만 4분기에 진행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소형전지에서 미국 스마트폰 고객사의 신제품에 탑재되는 배터리 공급을 확대해 3분기의 실적타격을 만회하겠다고 밝혔다.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결함이 고객사 확보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중대형전지에서 유럽 고객사들의 신제품에 배터리공급을 확대하며 지속성장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삼성SDI는 최근 헝가리에 유럽향 공급을 위한 전기차배터리 생산시설 건설을 결정했다.
하지만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결함원인이 아직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고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점은 향후 삼성SDI의 실적개선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결함원인은 연말까지 발표할 것”이라며 “중국 전기차 보조금 이슈와 관련없는 사업기회를 지속발굴해 중대형전지의 영향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3분기에 매출 1조2900억 원, 영업손실 1104억 원을 냈다. 지난해 3분기보다 매출은 2.33% 줄고 영업손실은 131% 확대됐다.
소형전지부문 실적에 갤럭시노트7 리콜과 단종에 따른 비용을 모두 반영해 적자폭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SDI는 전자재료부문 수익성이 개선돼 손실을 일부 만회했다고 밝혔다.
삼성SDI 관계자는 최근 이어진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이 모두 마무리돼 4분기부터 추가적인 일회성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또 갤럭시S8의 배터리 공급에도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주가부양정책으로 내년 1월27일까지 2947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SDI가 처한 상황은 대체로 좋지 않지만 대부분 일시적인 문제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에는 흑자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