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이 미국의 압박을 이겨내고 중국과 협력을 강화해야만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 성장에 수혜를 볼 것이라는 중국 관영매체의 주장이 나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메모리반도체 생산공장.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분기에 거둔 좋은 실적을 이어가려면 반도체 주요 수출국이자 생산거점인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현지언론의 주장이 나왔다.
한국 정부와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의 대중국 규제 압박을 이겨내고 중국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1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 세계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 힘입어 좋은 실적을 냈다”며 이는 한국의 수출 증가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글로벌타임스는 한국이 중국과 ‘디커플링’을 요구하는 미국 정부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 한다면 반도체 산업에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최근 대중국 반도체 규제 수위를 점차 높이면서 동맹국인 네덜란드와 일본에 이어 한국도 수출 제한에 동참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인공지능 반도체용 고대역폭 메모리(HBM)도 대중국 수출 제한 품목에 포함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한국 정부와 반도체 기업들이 자국의 이익을 고려한다면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대신 중국과 반도체 분야에서 협력을 오히려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반도체 주요 수출국인 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요 반도체 생산거점에 해당하는 만큼 한국이 중국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한국이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에 동참하는 것은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정책적 독립성을 강화해 압박을 이겨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인공지능 열풍에 성장 기회를 극대화하려면 중국과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영역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중국 정부 입장을 반영하는 관영매체가 이러한 보도를 내놓은 것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에 그만큼 큰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만약 한국이 미국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여 중국 시장에 의존을 낮추려 한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한국 반도체 산업을 제약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 비밀이 아니다”라며 “중국과 협력은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