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후총회 개최국 아제르바이잔, 지난해 메탄 배출량 역대 최대 수준

▲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 인근 카스피해 연안에 정박한 석유 시추선.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올해 기후총회를 개최하는 아제르바이잔이 지난해 역사상 가장 많은 메탄 배출량을 기록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29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는 비영리단체 '글로벌 위트니스'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아제르바이잔 국내에서 석유와 천연가스 채굴과정에서 플레어링으로 발생한 메탄 배출량이 2018년 대비 약 10.5%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플레어링은 화석연료 채굴과정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천연가스를 태우는 과정을 말한다. 주로 안전상의 이유로 시행되는데 많은 양의 메탄이 배출되기 때문에 최근에는 가스를 포집하는 방식으로 대체되고 있다.

글로벌 위트니스는 이번 조사를 위해 인공위성을 통해 아제르바이잔을 관측한 자료를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플레어링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 곳은 영국 석유회사 BP와 아제르바이잔 국영 정유 및 가스회사 소카르가 보유한 설비들로 파악됐다. 이들 기업은 2030년까지 플레어링을 근절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플레어링 빈도를 줄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패트릭 갈레이 글로벌 위트니스 선임 조사관은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기업들의 이런 행태가 그동안 드러나지 않은 이유는 이들이 아제르바이잔에서 지난 6년 동안 벌인 채굴 활동을 통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메탄은 20년 단기 온실 효과가 이산화탄소보다 80배에 달해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두 번째로 큰 온실가스다. 이 때문에 세계 155개국은 2021년 글래스고 회의에서 2030년까지 메탄 배출량을 30% 감축하자고 협의한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연구 결과로 아제르바이잔의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 주최를 향한 비판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개최국이었던 아랍에미리트는 아제르바이잔과 같은 이유로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로이터와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들은 당시 아랍에미리트가 COP28을 자국 천연가스와 석유 판매를 위한 장으로 악용하려고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아제르바이잔도 이번 달 들어 올해 유럽연합(EU) 천연가스 수출 규모를 130억 큐빅미터로 확대하기로 해 비판이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P는 파이낸셜타임스의 사실 확인요청에 "매년 플레어링으로 소모되는 자산 규모는 변동성이 큰 편"이라며 "글로벌 기준으로 봤을 때 BP의 기업활동으로 인한 업스트림 플레어링은 지난 10년 동안 60% 감소했다"고 해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소카르로부터는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