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이 자체 전기차 '애플카'에 활용하려던 기술을 포르쉐 신차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애플 자율주행 기술 관련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자체 브랜드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 출시 계획을 철회했지만 그동안 개발해 온 다수의 기술이 포르쉐 신차에 적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오스트리아 언론 데어슈탄다르트에 따르면 애플과 포르쉐는 이르면 2026년 출시되는 신형 전기차 개발에 손을 잡은 것으로 파악된다.
데어슈탄다르트는 애플이 직접 자동차를 개발해 상용화하려던 계획을 포기한 뒤 포르쉐와 자동차용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더 폭넓은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르쉐는 애플이 애플카에 적용하려던 전기차 배터리 시스템과 운영체제 일부를 신형 ‘카이옌’ 전기차에 도입한 뒤 ‘프로젝트 K1’으로 불리는 신모델에도 활용할 계획을 두고 있다.
애플은 올해 초 애플카 개발을 전담하던 사업조직을 해체하며 자동차 시장 진출을 백지화했다. 약 10년에 걸쳐 수십억 달러의 비용을 들인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중단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전기차에 적용되는 여러 하드웨어 기술과 자율주행 및 운영체제, 콘텐츠 플랫폼 등 소프트웨어 기술을 다수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포르쉐가 애플과 협력으로 이러한 기술을 전기차에 적용해 선보인다면 애플의 장점으로 꼽히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연계성, 사용 경험 등 측면에서 차별화된 장점을 확보할 수 있다.
데어슈탄다르트는 “애플이 애플카 개발 과정에서 얻은 경험은 포르쉐에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며 “포르쉐를 비롯한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이 소프트웨어에 약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라고 바라봤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애플카를 10만 달러(약 1억3859만 원) 수준의 고가 제품으로 선보일 계획을 두고 있었다.
그러나 전기차 시장 후발주자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사업을 중단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포르쉐는 이미 고가 자동차 시장에서 확실한 브랜드 이미지와 소비자층을 갖추고 있어 애플의 기술을 적용하는 데 따른 원가 부담을 충분히 차량 가격에 반영할 수 있다.
애플과 포르쉐는 수 년 전부터 애플카와 관련한 협업 가능성을 논의해 왔다. 포르쉐가 애플카 제조를 담당할 수 있다는 관측도 블룸버그 등 외신을 통해 제기됐다.
올리버 블루메 포르쉐AG 최고경영자(CEO)가 2022년 애플 고위 경영진과 논의를 진행한 뒤 ‘애플과 주파수가 잘 맞는다”며 협력을 시사한 점도 이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팀 쿡 애플 CEO가 최근 포르쉐의 공식 행사에 방문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두 회사가 오래 전부터 협업 가능성을 검토해 왔던 만큼 포르쉐 신형 전기차 개발에 힘을 합친다면 강력한 시너지를 낼 잠재력이 있다.
애플이 포르쉐와 협력으로 애플카 출시 프로젝트를 결국 '절반의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길이 열려있는 셈이다.
데어슈탄타르트는 유럽연합의 소프트웨어 관련 규제가 엄격해 현지 업체들의 기술 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만큼 애플과 협력은 업계 전반에 중요한 사례로 남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