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대국민사과와 개혁안을 발표하고 있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주사체제로 전환하면서 지주사 지배력을 어떻게 확보할지 주목된다.
신 회장은 한국롯데의 지주사격인 호텔롯데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6일 “호텔롯데 상장은 일본 롯데그룹의 지분율을 낮추면서 한국롯데를 독립적인 구조로 운영하기 위한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신동빈 회장이 호텔롯데의 지배력을 강화하게 되면 형제간 경영권 분쟁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 회장은 25일 발표한 그룹 쇄신안을 통해 “호텔롯데 상장을 조속히 재추진 하겠다”며 “최대한 가까운 시일 내에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지투명한 지배구조를 만드는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지주사 전환구조 및 방법에 대해서 검토 중이라고 밝혔으나 현재 한국롯데의 지주사격인 호텔롯데가 지주사가 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문제는 신 회장이 어떻게 호텔롯데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다.
호텔롯데 주식은 일본롯데홀딩스 19.1%를 비롯해 L투자회사들 72.6%(L4 15.6%, L9 10.4%, L7 9.4%, L1 8.6%, L8 5.8%, L10 4.4%, L12 4.2%, L6 4%, L5 3.6%, L11 3.3%, L2 3.3%), 광윤사 5.5%, 일본패미리 2.1% 등 일본주주들이 99.28%를 보유하고 있다.
신 회장이 호텔롯데 최대주주인 일본롯데홀딩스(19.07%)의 지지를 받고 있긴 하지만 신 회장은 일본롯데홀딩스 지분을 1.4% 밖에 보유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신 회장이 앞으로 한국롯데의 지배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호텔롯데 지분을 보유해야 한다.
6월 호텔롯데 상장이 추진됐을 당시 L6, L5, L2투자회사는 호텔롯데 주식 전량을, L4투자회사는 보유주식의 15.7%를 구주매출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호텔롯데 상장이 다시 추진되면 L투자회사들의 구주매출 비중이 더 높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구주매출과 함께 신주발행도 진행되면 신 회장은 호텔롯데 공모주를 직접 매입하거나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 주식을 취득해 우회적으로 호텔롯데 지배력을 확보하는 방식을 취할 수 있다.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는 L1, L7~L12투자회사를 지배하고 있다.
어떤 방식이 됐든 주식 매입에는 신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주식이 활용될 공산이 크다.
이상헌 연구원은 “신동빈 회장이 호텔롯데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보유하고 있는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의 주식을 활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세 계열사 모두 신동빈 회장의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주가도 20만 원 안팎(롯데제과와 롯데쇼핑), 150만 원대(롯데칠성음료)으로 높다.
하지만 세 회사 모두 롯데그룹의 주요계열사인데다 현재 주가가 예전보다 크게 떨어진 상황이라 신 회장이 보유한 주식을 당장 팔아 호텔롯데 지분매입에 활용하기가 숩지 않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과 롯데정보통신 지분이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을 재추진하면서 코리아세븐, 롯데정보통신, 롯데리아 등 우량계열사 상장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코리아세븐 주식 8.95%, 롯데정보통신 주식 7.5%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리아세븐과 롯데정보통신은 지배구조 상단에 있는 회사도 아니고 다른 계열사들을 통해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는 회사”라며 “주요계열사 지분을 활용하는 것보다 지배구조 하단에 있는 회사의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신 회장에게도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