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윤희성 한국수출입은행장이 폴란드 바르샤바에 동유럽 거점 마련에 속도를 낸다.
동유럽 국가 가운데서도 폴란드는 방산과 원전 등 국내 기업들의 주요 전략산업 수출 무대로 떠오르고 있는 시장 한가운데로 여겨진다.
▲ 윤희성 한국수출입은행장(사진)이 국내 기업들의 동유럽 진출을 돕기 위해 폴란드 사무소 개소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윤 행장은 폴란드 사무소를 통해 국가의 미래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방산과 원전산업의 수출 확대에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안선우 수출입은행 폴란드 바르샤바 사무소장은 올해 사무소 개소를 목표로 현지에서 실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안 소장은 9일 시행된 수출입은행 정기인사 때 바르샤바 사무소장에 임명됐다. 가나에서 주재원으로 일한 경험이 있고 최근에는 해양금융업무도 담당해 해외에서 정책금융 지원업무를 담당한 적임자로 평가됐다.
윤 행장이 폴란드 사무소 설치를 추진하는 것은 국내 기업들의 동유럽 진출과 관련이 깊다.
동유럽은 최근 방산과 원전으로 국내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하게 이어지는 곳으로 정책금융 수요도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윤 행장은 지난해 7월 윤석열 대통령의 폴란드 순방에 동행해 폴란드개발은행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당시 방산 외에도 에너지, 배터리, 건설 등 국내 기업들이 향후 진출할 분야가 상당히 많다는 것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현재 수출입은행은 유럽지역 사무소로 모스크바와 파리, 이스탄불 등 3곳만을 두고 있다. 동유럽에 진출하려는 국내 기업들을 효율적으로 돕기 위해서 추가 사무소 설치가 필요했던 셈이다.
특히 폴란드는 향후 원전과 방산 수출에서 핵심 역할을 할 국가로 꼽힌다.
국내 원전업계는 체코 수주 다음으로 동유럽에서 수주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폴란드를 보고 있다.
한국정부는 2022년 10월 폴란드정부와 폴란드 퐁트누프지역에 1400메가와트(㎿) 규모의 원전 2기 건설을 위한 양국기업 간 협력의향서(LOI)를 맺었다.
폴란드는 최근 국내 무기를 대량으로 구입하면서 동유럽에서도 국내 방산업체의 진출이 가장 활발한 국가로 평가된다.
원전과 방산 등 정부 사이(G2G) 사업에서 수출입은행과 같은 정책금융기관의 지원은 핵심 경쟁력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번 체코 원전 수주전에서도 수출입은행 등 팀코리아에 참여한 금융기관이 적극적 정책금융 지원을 약속한 점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톡톡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수출입은행은 2022년 KDB산업은행, 무역보험공사와 함께 해외원전 수출사업 공동 금융지원 협력을 위한 '원전금융 팀코리아' 업무협약을 맺었다.
한국 원전산업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 이후 세계시장에서 러시아와 중국에 밀려 한동안 수주를 따내지 못했는데 러시아와 중국만큼 정책금융을 지원받지 못한 점도 주요 수주에서 고배를 마신 주요 원인으로 여겨졌다.
체코 원전 수주를 이끈 김종두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BG장은 과거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한국 원전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은 세계에서 인정받을 정도로 우수하지만 정부의 금융 지원을 받은 중국과 러시아를 이기기 쉽지 않았다”며 정책금융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윤 행장은 원전산업과 방산의 해외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자본금도 이미 늘려놨다. 수출입은행 법정자본금 한도는 올해 기존 15조 원에서 25조 원으로 증액됐다. 수출입은행 법정자본금 한도가 늘어난 것은 10년 만이다.
윤 행장은 신년사에서 “수출시장 개척과 사업개발 활성화를 위해 올해 폴란드 등 사무소를 신설하고 해외사무소의 현지 역할을 강화하는 등 해외네트워크를 최적하고 기능도 확대하겠다”며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조승리 기자